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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재택치료 올인’ 결정은 독(毒)… 전문가 의견 ‘묵살’ 현주소

방역의료분과委, 사적모임 제한강화 등 대책 주장했지만 ‘제외’재택치료 이후 병상 이송 기준 등 세부지침 모호 전문가협의체 구성 후 정치권 개입 없는 논의 필수

입력 2021-11-30 12:44 | 수정 2021-11-30 12:44

▲ 재택치료 대상자에게 전달된 자가치료키트. ⓒ연합뉴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의 전제조건은 ‘전국 중환자실 가동률 75%’를 기준으로 완화된 방역망을 거두고 비상계획을 발동하는 것이다. 병상 포화로 인해 위중증 환자 관리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현재 이 수치를 넘어섰지만, 정부는 방역강화 대신 ‘재택치료 활성화’를 택했다. 고강도 대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의료 대응체계가 무너지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날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소위 ‘특별방역대책’으로 불리는 코로나19 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른 의료 및 방역 후속 대응계획의 핵심은 재택치료다. 

병상 효율화를 위해 모든 확진자는 재택치료를 기본으로 하고, 위중증 환자 등 특정한 사유가 있을 때만 입원치료를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연말 모임이 잦아지는 시점인데도 ‘사적모임 제한강화’ 등 고강도 방역대책 없이 현 단계를 4주간 유지한다는 방침에 전문가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30일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방역의료분과 위원으로 참여한 한 교수는 “사적모임 인원 제한 등 엄중한 특단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지만 사실상 방역강화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는 유행 규모를 줄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재차 강조했지만 전문가 의견보다는 민생경제 안정을 위한 결정을 내렸다”며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좋은 겨울철이라는 악조건과 오미크론 변이 유입 우려가 겹치는데 적절한 대응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 재택치료 활성화 이면에 ‘부작용’ 우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대부분인 국내 거주 형태에서 무분별한 재택치료는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병상이 부족하니 집에서 머무르다가 심각해지면 치료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를 가거나 입원을 하라는 것인데, 과연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지가 나와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재택치료는 치료의 개념이 아닌 모니터링(관찰) 수준에 불과한데, 세부 지침 없이 고령층 등 고위험군에 대한 신속한 대응체계가 가동될 수 있는지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는 특히 “공동주택이 대부분인 거주환경에서 공조시설을 통한 감염 위험 등을 어떻게 대비하지도 나와 있지 않다”며 “만약 오미크론이 유입됐다면 전파력이 강하기 때문에 이 영역에서의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 견고한 분석 없이 전문가 의견 반영 안 되는 구조 

결국 현 정부 방역대책은 정치권 개입이 많아 적절한 대응이 어렵고 전문가 의견이 묵살되는 구조라는 진단이 나왔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방역대책을 결정하는 회의를 대통령을 주재해 진행하는 것은 그 자체로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과연 전문가의 주장이 반영될 수 있는 구조인지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월 싱가포르가 위드 코로나를 전환을 한 시기에 국내 적용을 강조했던 전문가이지만, 현재의 단계적 일상회복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마 위원장은 “신규확진 0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불필요한 검사나 방역 수칙은 삭제하되 감염이 주로 발생하는 실내 방역수칙 세분화 등이 적용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의 방역정책은 견고한 분석 없이 산으로만 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연일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하지만 코로나19 대응 최일선에 있는 의료진들은 이미 지친 상태다. 지금이라도 전문가협의체를 구성해 방역정책과 관련 심도있는 논의를 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구조로 변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박근빈 기자 ray@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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