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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ESG ‘성과 허위공시’…금융권 그린워싱 주의보

글로벌금융사, ESG경영 선언했지만 화석연료 파이낸싱은 계속ESG 평가 기준‧규제 명확히 없어…ESG 성과 객관적 입증 한계국내금융사 그린검증 소홀할 가능성 커, 내부 검증시스템 필요

입력 2021-12-03 13:15 | 수정 2021-12-03 14:50

▲ ⓒ뉴데일리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사회 트랜드로 자리잡고 ESG 금융상품에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는 가운데 실제로는 친환경 경영과 거리가 멀지만 친환경 이미지로 세탁하는 이른바 ‘그린워싱’이 대두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ESG 성과를 허위 공시해 투자자와 고객을 오도하거나 부적합한 금융상품을 ESG로 분류하는 등 이름만 ESG로 포장하는 가짜 친환경 사례가 있어 정확한 판단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그린워싱 사례가 드러나고 있다. 영국계 은행인 HSBC와 미국 최대은행 JP모건체이스 등은 ESG 경영을 선언하고 대규모 에너지 효율화 지원계획을 발표했지만, 정작 화석연료 파이낸싱을 중단한다는 계획을 밝히지 않아 그린워싱 논란에 휩싸였다. 

실제로 JP모건체이스는 파리협정이 체결된 2016년 이후 화석연료 관련 누적 파이낸싱 규모가 가장 많고, HSBC는 13위를 차지할 정도로 화석연료 기업의 주요 자금공급책이다. 

일본의 도이치뱅크 계열 운용사인 DWS는 최근 ESG 투자규모의 허위 공시 의혹이 제기되면서 금융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DWS 전임 ESG 책임자가 2020년 DWS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대해 ESG기준에 적합한 펀드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회사가 자의적으로 ESG 상품으로 분류해 실적을 부풀렸다고 폭로했기 때문이다. 

DWS는 그린워싱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으나 금융당국의 조사가 시작된다는 기사가 발표되면서 주가가 하루만에 14% 곤두박질쳤다. 

이밖에도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ESG 펀드의 기초자산 중 ESG와는 무관한 기업들이 다수 포함돼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무늬만 ESG’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임재호 우리금융경영연구소 ESG‧기업금융연구실 실장은 “허위공시와 같은 적극적인 규제 위반사례가 아니더라도 금융사들이 적극적으로 ESG 경영을 실천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되는 경우에도 그린워싱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그린워싱이 발생하는 근본적 이유는 ESG나 그린워싱 여부를 판단하고 평가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과 규제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외 평가기관의 ESG평가 기준이 제각각이고 이 기관들은 구체적인 평가결과나 평가지표 등을 대외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외부기관들이 금융사의 내부 ESG프로세스를 검증하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결국 금융회사들은 당장의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무리하게 ESG 실적을 부풀릴 유혹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명확한 기준과 규제의 미비는 금융사 입장에서 부담요인이기도 하다. 

임재호 실장은 “금융사는 그린워싱 논란에 휩싸일 경우 명확한 판단기준이 없어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데 한계가 있음에도 진위여부와는 상관없이 평판훼손 등의 부작용을 감수해야 한다”며 “명확한 기준이 정립되기 전까지는 그린워싱 논란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금융회사는 업의 특성상 금융서비스를 거래하는 기업의 ESG 이행여부를 평가하는 시스템 구축도 중요하다. 

그러나 국내 금융사들은 ESG 경영을 신속히 추구하는 과정에서 ‘그린 검증’을 소홀히 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금융지주사별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지만 세부 기준은 제각각이라 비교도 쉽지 않다. 

임 실장은 “그린워싱은 허위공시 같은 위반사례뿐만 아니라 ESG 실천이 미흡한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고, 진위 여부를 떠나 그간 공들인 성과를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며 “금융사들은 외부평가체계가 완성되기 전이라도 엄격한 내부검증 시스템을 마련해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happ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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