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최초 수소 제조시 발생하는 탄소 전량 제품화 착수차량용 고순도 수소 정제설비도 대산공장에 구축… '업계 최초'수소연료전지 분리막 생산설비도 마련… 그룹 수소 경제 강화 동행
  • ▲ 충남 서산시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차량용 고순도 수소 정제설비에서 수소 트레일러가 충전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 충남 서산시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차량용 고순도 수소 정제설비에서 수소 트레일러가 충전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모든 정유공장은 정제공정에 투입하기 위해 수소를 제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문제는 수소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다.

    블루수소는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해 활용하거나 매장한 수소를 말한다. 블루수소 체계가 완성돼야만 비로소 수소가 친환경 원료 내지는 연료가 된다.

    7일 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국내 최대 액체 탄산 제조업체인 신비오케미칼과 수소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전량을 회수,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용 탄산가스와 드라이아이스 등을 제조하는 이 공장은 내년 상반기 가동 예정이다.

    이번 사업 협력을 통해 현대오일뱅크는 수소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전량을 회수해 제품화하게 된다. 국내 정유업계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으로, 기존 수소 제조 공정이 블루수소 생산기지로 탈바꿈하는 셈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에 들어가는 고순도 수소 정제설비도 지난달 충남 서산시 대산공장 내 구축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금까지 자체 생산한 연 20만t의 수소를 공정 가동에 활용해 왔다. 이를 수소자동차 연료로 쓰려면 순도를 99.999%까지 높여야 한다. 차량용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는 것은 현대오일뱅크가 처음이다.

    현대오일뱅크가 만들 수 있는 고순도 수소는 하루 최대 3000㎏으로, 현대자동차 넥쏘 600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또 연내 수소연료전지 분리막 생산설비도 구축한다. 세계 각국의 내연기관차 감소 정책, 전기차 배터리 대비 시장 진입장벽이 낮은 점 등을 고려해 올해 초 사업 진출을 확정하고 1단계로 현재 분리막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분리막은 전해질막의 강도를 좌우하는 일종의 뼈대로서 연료전지 시스템의 출력 향상과 내구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소재다. 수소가스에서 분리된 전자의 이동은 막고 수소이온만 선택적으로 이동시켜 주는 전해질막은 수소연료전지의 핵심 부품 중 하나다.

    현대오일뱅크는 우선 연내 분리막 생산설비 구축 및 시운전을 마치고 내년 국내 자동차 제조사와 공동으로 실증 테스트를 거쳐 2023년 제품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다음 단계에서는 내년부터 전해질막까지 사업을 확대해 부품 국산화에 일조한다는 방침이다. 2030년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만 연간 매출 5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을 창출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기체 확산층, 전극 분리판 등 자동차용 수소연료전지 전반을 포괄하는 단위 셀 사업과 건물, 중장비용 연료전지 시스템 사업 진출도 검토한다.

    현대오일뱅크가 블루수소 체계를 기반으로 자동차의 연료인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고 연료전지까지 수소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그룹 차원의 수소 경제 강화 노력과도 일맥상통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3월 수소 생산부터 운송, 저장, 활용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수소 드림 2030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대오일뱅크는 2030년까지 전국 180개 수소차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며 한국남동발전과는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도 협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