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역대 실적 경신…전 부문 걸쳐 실적 성장 가속화올 4월 취임한 이은형 대표, 글로벌·ESG·IB 역량 돋보여 그룹 내 글로벌 사업 총괄…비은행 글로벌 부문 가교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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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글로벌 사업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은행(IB) 역량을 강화하는 데 힘썼다. 그 결과 올해 3분기 만에 지난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수익을 넘어서는 등 실적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이은형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가 회사의 새로운 수장 자리에 오르면서 첫 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순이익 초과 달성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3분기까지 역대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3분기 누적 순이익이 이미 지난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수익을 넘어섰다.

    회사는 올해 3분기 개별 기준 영업이익 2465억원, 순이익 1804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41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순이익 4109억원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하나금융투자의 3분기 호실적 배경에는 ESG 분야에 선제적으로 진출한 점과 글로벌 부문에서 사업 확대를 위한 포석을 마련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폐기물, 태양광 등 ESG 사업영역 확대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했다. 세일즈 앤 트레이딩(S&T) 부문에서도 탄소배출권 거래 등 ESG 금융을 활성화하고 신규 상품을 통한 수익을 다각화했다.

    IB 부문은 국내외 주요 딜이 주요했다. 국내외 금융기관과 각종 제휴를 통해 글로벌 사업의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네트워크를 확장했다.

    자산관리(WM) 부문에서는 ‘증여랩’, ‘힙합랩’ 등의 금융 상품 경쟁력 강화가 실적을 이끌었다. 젊은 세대를 겨냥해 디지털 영업 기반을 다각화하고 이미지를 개선한 것 역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하나금융투자가 올해 6월 선보인 증여랩은 출시 한 달 만에 1000계좌, 누적 가입금액 4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인기몰이를 했다. 증여랩은 포춘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가운데 지속 가능한 ESG 기업을 평가해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증여랩 가입 고객을 분석한 결과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출생)의 비중이 4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ESG 우수기업을 물려줄 수 있다는 점이 부모 세대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자연스럽게 자녀 세대의 가입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 ▲ 이은형 하나금융투자 대표 ⓒ하나금융투자
    ▲ 이은형 하나금융투자 대표 ⓒ하나금융투자
    ◆ 이은형 대표 시험대 ‘합격점’…그룹 글로벌 비즈니스 강화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4월 업계 ‘최연소(1974년생) CEO’인 이은형 그룹 부회장을 선임하면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이 대표는 취임 이후 글로벌 경쟁력과 ESG 경영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고, 디지털 역량을 강화했다. 또 사내 임직원을 광고 모델로 쓰는 등 유연한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 힘썼다. 

    특히 올 한 해 국내 사업뿐만 아니라 베트남, 중국 등 현지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를 확대했다. 국내외 우량 기업 지분투자 성공 등에서도 이 대표의 존재감을 더했다.

    이는 하나금융그룹이 지난해부터 글로벌 비즈니스 강화와 관계사 간 글로벌 협업을 추진해 온 기조와도 맞닿아있다. 

    하나금융그룹의 3분기 누적 기준 글로벌이익은 52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하나금융투자의 글로벌 부문 약진으로 그룹의 글로벌 비즈니스도 양과 질 모두 작년 대비 크게 성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금융그룹은 앞서 지난해 4월 그룹 내 글로벌부회장직을 신설하고 글로벌 전문가인 이은형 부회장을 영입했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사령탑을 확대, 강화하는 동시에 관계사 간 글로벌 협업 및 시너지를 확대하겠다는 목적이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은형 부회장이 지난해 말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더욱 본격화됐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7월 하나금융그룹 차원에서 싱가포르 자산운용사인 하나 에셋 매니지먼트 아시아(Hana Asset Management Asia)를 신설한 것이다. 

    이를 통해 하나금융투자·하나캐피탈·하나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 등과 금융상품의 소싱-개발-판매로 이어지는 글로벌 금융 가치사슬(밸류체인)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아시아 지역 내 증권업과 소비자금융업에 진출하는 전략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아시아 시장에서 시장 지위를 확고히 한 후 타지역으로 성과를 확대한다는 중장기 전략”이라며 “기존 글로벌 채널 및 사업구조를 혁신하고 그룹 내 글로벌 인재를 선발하는 등 글로벌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