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산연 "내년 매매價 2.5%↑…공급부족 탓"민관연구기관 일제히 내년 집값상승 전망 정부 '집값 고점론' 경고…시장 혼란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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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련 이미지.ⓒ연합뉴스
    내년에도 집값은 잡히지 않을 것이란 민·관 연구기관들의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수요를 크게 밑도는 주택공급 부족 현상과 지속되는 전월세시장 불안이 근거다. 반면 정부는 집값 하락 전망을 내놓고 있어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지난 14일 '2022년 주택시장전망'을 내고 "내년도 주택매매가격은 올해보다 2.5%, 전세가격은 3.5%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들어 10월까지 매매와 전세가격 누적상승률이 각각 8.9%, 5.8%에 달한데 비하면 완만하지만 상승세는 내년에도 유지된다는 것이다.

    상승전망의 근거는 '공급부족 누적'이다. 연구원 집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임기 동안 전국에 공급되는 주택 물량(258만 가구)은 주택수요 증가량(296만 가구)에 크게 못 미친다. 여기에 임대차3법 시행 여파로 급등한 전월세 가격이 잡히지 않으면서 임차시장이 매매가격을 밀어 올릴 우려도 여전하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수도권 일부 지역과 대구 등 지방광역시에서 가격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어 상승폭은 크게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인천, 대구 등 일부 공급과잉 지역과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 대출)' 추격 매수로 단기간에 집값이 급등한 지역을 제외하고는 하락세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집값 상승을 예견하는 기관은 주산연만이 아니다. 지난 7일 '2022년 건설·주택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내년 전국 아파트 매매와 전셋값 상승률로 각각 5%, 4%를 제시했다.

    이밖에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우리금융경영연구원도 각각 2%, 3.7%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심지어 국책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도 수도권 5.1%, 지방 3.5% 등 상승 전망을 예상했다.

    민관 연구기관의 상승 전망과 달리 최근 정부는 '집값 고점론'을 내놓고 있다. 주요 당국자들이 집값이 고점을 찍었다면서 경고성 발언을 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34차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서울은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가격이 하락 진입 직전 수준까지 안정되고 지방은 가격 하락지역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최근 주택시장의 안정화 흐름이 보다 확고해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가 집값 고점론을 다시 꺼내든 것은 7월 개최된 26차 회의 이후 4개월여만이다. 당시 그는 "서울아파트 가격(실질가격 기준)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조정을 받기 이전 고점에 근접했다"고 주장했다.

    홍 부총리가 집값 고점론을 다시 꺼내들 정도로 최근 부동산시장 상황을 보여주는 각종 지표는 그동안 계속됐던 상승세와는 결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다. 서울아파트값 상승률을 매주 상승폭을 줄이고 있고 경매시장 낙찰률이 올해 2월 80.0%에서 11월에 62.2%로 떨어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섣부른 진단이 이미 땅에 떨어진 정책 불신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 한 전문가는 "지금까지 정부의 집값 전망이 여러번 빗나가면서 결국 정책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시장 안정이 목표인 정부 입장에서는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신호를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