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에 영끌·빚투 열풍…대출 호황당국, 대출 규제에도 은행 실적 사상최대 예고빅테크와 은행간 경쟁 치열…인뱅 3사 약진
  • 코로나19 장기화 속 은행권이 올해 역대 최대 호황을 맞았다. 

    부동산 가격 급등 속 영끌·빚투 열풍까지 겹쳐 개인대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기업대출까지 급증하면서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가격과 가계대출을 잡기 위해 가계대출총량제를 꺼내들었으나 기준금리 인상, 우대금리 축소에 따라 은행의 이익은 더욱 커진 양상이다. 

    ◆ 5대 금융지주 3분기 누적 순이익 14조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총 9조5079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동기 대비 25.4% 증가한 규모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나란히 2조원대 순이익을 거뒀고 우리, 하나은행은 1조9930억원, 1조9470억원으로 규모를 불렸다. 농협은행의 순익도 1조2375억원에 달했다. 

    은행의 이같은 호실적에 금융지주 역시 올해 새 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5대 금융지주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4조361억원으로 전년보다 33.3% 증가했다. 3분기 기준으로 순이익만 4조6000억원이다. 

    특히 KB금융과 신한금융은 3분기에만 1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업계에서 두 회사가 올해 말 처음으로 각각 4조원대 순이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5대 은행의 이자이익은 33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조9000억원 증가했다. 

    대출 자산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데다 이자이익까지 확대되면서 순이익 규모는 더 불어났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순이자마진(NIM)이 대폭 개선된 영향이다. 또 한은이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이자 마진은 더욱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내년 새로운 대출 규제인 차주별 DSR 규제 강화에 따라 신규 대출 증가율은 축소될 것이란 예상도 뒤따른다. 

    ◆ 빅테크·인뱅 추격 매섭다

    올 한해 기존 은행권을 향한 도전은 곳곳에서 쏟아졌다. 은행들은 빅테크인 네이버, 카카오가 금융상품과 페이시장에 속속 진출하면서 적극적인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또 인터넷은행 3사가 제각각 색깔로 신용대출, 파킹통장 등 은행의 파이를 나눠가지고 있는 실정이다. 

    먼저 은행권은 생활금융플랫폼 구축으로 맞서고 있다. 

    종합플랫폼으로 변화하지 않을 경우 미래에는 금융상품 제조사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작용했다. 또 금융 외의 비금융 데이터 축적을 통해 소비자들의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도도 담겼다.

    먼저 신한은행은 최근 배달앱 '땡겨요' 시범 서비스에 들어갔다. 내년말까지 서울 전역과 수도권에 8만개 가맹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 역시 편의점인 세븐일레븐과 손잡고 '마이편의점' 서비스를 선보였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세븐일레븐 상품 1만5000원 이상을 주문하면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배달해준다. KB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 앱에 배달앱 '요기요'를 넣었다. 농협은행도 '올원뱅크'서 꽃배달 결제 서비스인 '올원플라워'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들은 종합플랫폼 구축을 위해 비금융 서비스에 관한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빅테크의 금융 진출을 허용한 것처럼 은행들 역시 플랫폼 사업에 나설 수 있어야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기존 생활플랫폼이 이미 자리를 잡은 상태서 얼마나 차별화를 시켜 고객의 경험을 이끌어낼 지는 미지수다.

    인터넷은행의 공습도 현재진행형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증시 입성과 동시에 금융지주사 중 시총이 가장 높은 KB금융을 제쳤다. 24일 기준 카뱅의 시가총액은 28조6046억원으로 KB금융은 23조8674억원이다. 카뱅의 경우, 직원 1명의 수익성이 2억8000만원으로 시중은행의 1.5배에 달한다. 

    카뱅의 대표상상품인 26주 적금은 출시 3년 5개월 만에 1천만 계좌를 돌파했다. 카뱅은 내년 초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입출금통장인 이른바 '파킹통장'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토스뱅크는 1억원 이하에 연 2.0%의 금리를, 케이뱅크는 3억원 한도로 연 1.0%의 금리를 각각 제공한다. 입출금통장에 0.1%의 금리를 주는 시중은행들과 차별점을 뒀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22년 은행 추정 순익은 19.3~20.2조원으로 전년대비 5.1~10.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내년 3월 대선 등 정치적 이슈에 따른 규제 강화 가능성은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