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2월 소비자심리지수 103.9 민간소비 위축땐 경제성장 '흔들'
  • 소비 심리가 오미크론 공습에 석달 만에 꺾였다. 수출과 함께 한국경제를 떠받치는 민간소비가 축소될 경우 올해 4%, 내년 3% 경제 성장은 불투명하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12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9로 한달 새 3.7%p나 떨어졌다. 해당 지수는 기준값을 100으로 두고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치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 오미크론 공습에 민간소비 위축 우려 

    소비자심리지수는 코로나19의 확산세와 궤를 같이해왔다. 정부가 백신접종 확대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한 지난 9월부터는 석달 연속 상승 곡선을 그렸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7.6을 기록해 10월보다 0.8p 올랐다. 9월(103.8)과 10월(106.8)에 이어 석달째 상승이었다.

    특히 소비지출전망지수 역시 110을 기록, 전월보다 5p 빠졌다. 지난 8월 107에서 9월(109) → 10월(112) → 11월(115)까지 오름세를 보이다 12월 들어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은의 경기 판단에는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한 민간소비 회복세가 크게 자리잡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2022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안'을 통해 내년 국내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며 그 전제 조건으로 '소비 회복'의 지속성을 강조해왔다. 

    또 최근 방역당국의 거리두기 완화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숙박, 예술, 스포츠, 여가 등 대면업종의 회복세가 본격화됐다고 봤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동일 시점과 비교해 지난달 20일 기준 신용카드 승인액은 0.08%가 올랐다. 민간소비가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모습이다.

    ◆ 이주열 "내년 이후 소비, 정부 방역에 달려"

    한은은 내년 상·하반기 민간소비가 각각 4.7%, 4.3% 증가해 3% 경제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한국경제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내년 민간소비 성장이 3.1%에 그칠 것으로 진단했다. 또 내년 경제성장률 역시 2.9%로 전망해 한은과 정부(3.1%)의 예상치를 밑돌았다. 

    민간소비 감소는 우리 경제 성장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6일 물가상황안정회의서 "코로나19 거리두기 강화조치로 대면서비스 중심의 연말 소비 영향은 불가피하다"면서 "오미크론과 방역 조치 강화 영향을 파악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연내로 한정할 경우 당초 성장 전망을 바꿀 정도의 영향은 아니겠지만 내년 이후 소비 영향은 정부의 방역 조치 강도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물가상승에 따른 가계 구매력 저하도 경제 회복의 변수다. 물가는 오르지만 소득 수준이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소비에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8%으로 치솟으며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월 기대인플레이션은 전월보다 0.1%p 하락한 2.6%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