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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카드업계는 코로나19 반사이익을 누렸지만, 내년은 암울해질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2021년은 카드업계에 호재와 악재가 동시에 발생했던 한 해였다.
우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고, 소비심리가 점차 회복되면서 카드사 실적이 호조를 보였다. 올해 1~3월까지 신한카드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한 5387억원을 기록했다. KB국민카드도 같은 기간 46.6% 증가한 374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삼성카드도 순이익 4217억원으로 전년보다 20.2% 늘어났다.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호실적을 보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4분기 실적까지 더해지면 연간 사상 최대 실적도 기대해볼 수 있다.
올해는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열풍이 거세게 휘몰아쳤다. PLCC는 특정 영역에 특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제휴카드와 달리 특정 기업에 집중된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현대카드를 주축으로 PLCC 경쟁이 치열해졌다. 현대카드는 올해 쏘카, 무신사, 네이버 등과 손잡고 PLCC를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신한카드도 메리어트, 이케아, LX하우시스, 아모레퍼시픽, 위버스컴퍼니, 투썸플레이스 등과 PLCC 출시로 현대카드 추격에 속도를 올렸다. 이외에도 롯데카드, 우리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등도 다양한 기업과 손잡고 PLCC 경쟁에 뛰어들었다.
카드사들은 내년부터 본격화될 마이데이터 준비에도 여념이 없었다. 신한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롯데카드, 비씨카드(BC카드) 등이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했다. 신한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하나카드, 비씨카드 등 5곳은 이달 1일부터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신한카드는 새 모바일 앱 ‘신한플레이’를 통해 일상 속 소비 관리, 통합 자산 조회,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신용관리서비스 및 유용한 투자 정보 등 자산관리 서비스를 AI(인공지능) 기반으로 제공한다. 하나카드는 소비데이터 기반 맞춤정보를 제공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하나합’을 선보였다. 우리카드는 이달 중에 시작하고, 시스템과 앱 개발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롯데카드는 내년 상반기 중에 마이데이터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악재로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카드론 규제를 꼽을 수 있다.
올해 카드사들이 가장 예의주시했던 이슈로는 3년마다 진행되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적격비용 산정이었다. 당초 코로나19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수수료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됐다. 카드사들은 신용판매 부문의 누적된 적자로 더 이상 수수료 인하가 힘들다고 소명했다. 하지만 올해 호실적을 거둔 것이 명분에 밀려, 결국 최근 당정협의를 거쳐 인하됐다. 연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 수수료는 0.8%에서 0.5%로 인하되는 등 전체적으로 연간 4700억원의 수수료 경감이 이뤄지게 됐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일환으로 카드론 규제도 이뤄졌다. 다른 업권에 비해 강도가 약한 덕분에 올해 카드론 대출이 증가하는 반사이익을 누렸다. 하지만 가계부책 급증에 대한 금융당국 의지가 강력해지면서 내년에는 규제 압박이 실질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카드론의 경우 내년 7월로 유예됐던 것이 내년 1월로 조기에 적용, 차주단위 DSR에 포함된다. 차주단위 DSR도 카드는 60%에서 50%로 하향 조정된다. DSR 계산시 적용되는 만기를 기존 '최대만기'에서 '평균만기'로 축소된다. 카드론 동반부실 차단을 위해 다중채무자는 5개 이상 카드론 취급을 제한하고, 다중채무에 따른 이용한도를 차등 적용하게 된다.
이외에도 간편결제 관련 빅테크와의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메타버스 등 디지털 혁신에 대한 움직임도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