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디즈니 등 美 OTT, 1150억弗 계획티빙, 올 '대만-일본' 필두 글로벌 시장 진출OTT 신규 가입자 한계 봉착… 콘텐츠 투자로 고객 확대 정조준
  •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을 비롯한 글로벌 OTT들이 2022년 약 137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본격적인 ‘쩐의 전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다수의 OTT가 등장하며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진입한 가운데 신규 콘텐츠 확보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3일 파이낸셜타임즈(FT)는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미국 내 8대 기업의 사업보고서,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토대로 2022년 신규 콘텐츠 제작 투자 비용이 1150억 달러(한화 약 137조 9075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가장 많은 금액 투자가 예상되는 기업은 디즈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디즈니가 내년에 신규 영화 및 TV 프로그램 제작에 230억 달러(한화 약 27조 3700억 원)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35~40% 증가한 금액이다.

    업계에서는 디즈니플러스가 출시 전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거론됐지만, 출시 이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거두자 신규 콘텐츠 확보를 통해 반등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1위를 수성하고 있는 넷플릭스 역시 투자를 늘린다. 모건스탠리는 넷플릭스가 지난해 대비 25% 증가한 170억 달러(한화 약 20조 2300억 원)를 신규 콘텐츠 투자에 사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지난해 ‘오징어 게임’과 ‘D.P.’, ‘스위트홈’ 등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로 흥행에 성공한 넷플릭스는 올해 역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은 지난 11월 방한 당시 2022년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계획에 대한 질문에 “2021년에만 한국 콘텐츠에만 5500억 원을 투자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것”이라며 공격적인 투자를 시사한 바 있다.

    이 밖에도 비아콤CBS, 애플, 폭스 등이 올해 수십억 달러를 신규 콘텐츠 제작에 투입할 전망이다.

    글로벌 공룡들의 이 같은 경쟁에 국내 기업도 뛰어든다. 티빙은 2022년을 글로벌 진출의 원년으로 삼고 일본과 대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티빙의 모회사 CJ ENM은 지난해 5년간 총 5조 원을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CJ ENM은 지난해 미국 제작 스튜디오 ‘엔데버콘텐트’를 인수한 데 이어 미국 메이저 종합 미디어 기업 ‘바이아컴CBS’와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티빙은 일본과 대만을 글로벌 진출의 첫 타깃으로 삼은 이유로 ▲SVOD(Subscription Video On Demand, 주문형 비디오 구독 서비스) 시장의 급진적 성장 ▲CJ ENM 콘텐츠의 검증된 인기 ▲동남아시아로의 확장 등을 꼽았다.

    티빙은 CJ 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 및 인프라를 활용해 일본과 대만 시장에서 플랫폼을 확장할 계획이며, 2024년 이후에는 북미 및 동남아 시장 진출, 2025년 이후에는 유럽과 중남미 국가를 포함한 10개국 이상의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효과로 OTT 가입자 수는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가입자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다”며 “가입자 확보를 위한 OTT들의 콘텐츠 투자 경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