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적립금 262.6조원, 5년간 연평균 12.5% 성장5년간 연환산 수익률 1.85% 불과, 노후대비 턱없이 부족퇴직연금 자동 투자 디폴트옵션, 6월 도입…시장 변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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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후보장의 한 축인 퇴직연금의 시장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근로자의 무관심과 낮은 수익률에 대한 개선은 여전히 시급한 상황이다. 

    올해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시행되는 만큼 원리금보장 상품에 쏠린 근로자들의 포트폴리오 개선과 함께 금융사의 적극적인 서비스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르면 오는 6월경 시행될 디폴트옵션은 가입자의 연금자산이 방치되지 않도록 보완하고,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묶여있는 퇴직연금을 수익률이 높은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유도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는 만큼 연금운용이 대전환기를 맞을지 주목된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증권사·은행 등이 미리 지정해둔 방식으로 퇴직연금을 굴리는 것을 이른다. DC형(확정기여형) 퇴직연금과 IRP(개인형퇴직연금)에 모두 적용되는 만큼 올해 퇴직연금 투자자에게 큰 영향을 끼칠 제도로 꼽힌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은 262조5805억원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12.5% 성장해왔다. 

    유형별 시장 비중은 ▲운용을 회사에 일임하는 DB(확정급여)형 57.6%(151조 2544억원) ▲근로자가 직접 운용할 수 있는 DC(확정기여)형 26%(68조4803억원) ▲퇴직 또는 이직 시 가입자가 자율적으로 운용하는 IRP(개인형 퇴직연금) 16.3%(42조8458억원)다. 

    가파른 성장세와 달리 최근 5년간(2016~2020년) 퇴직연금 운용을 통한 연환산 수익률은 1.85%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6%가 넘는 미국과 영국 등은 물론, 5%대인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 수익률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고령화 시대에 노후보장을 뒷받침할 퇴직연금이 규모면에서만 성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43.4%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서 개인의 노후와 사회안정 측면에서도 퇴직연금에 대한 변화와 개선이 절실한 때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해 30세~60세에 해당하는 퇴직연금 가입자 500명을 대상으로 퇴직연금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투자 포트폴리오를 한 번도 점검하지 않았다는 응답자가 109명(21.8%)로 나타났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한 번도 변경한 적 없다는 응답자도 297명(59.4%)에 달했다. 

    실제 운용방식과 희망하는 운용결과의 불일치도 컸다. 원금손실없는 운용을 지향하는 안정형이 57.2%로 다수이면서도 희망하는 연 수익률은 평균적으로 6%에 달했다. 

    최근 제시되는 원리금보장형상품의 금리 수준이 1.55~2.9%임을 고려하면 금융소비자들이 자신의 리스크 성향과는 달리 고수익을 희망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금융사들이 만족도가 낮은 수익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이해하기 쉽고 단순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진선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실장은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고려한 포트폴리오 역량이 향후 퇴직연금사업자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금융소비자가 원하는 우대혜택, 정보 제공, 사후관리 등도 지금보다 개선해 유튜브나 SNS를 통해 알리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노후준비를 위한 장기적 자산관리 차원에서 퇴직연금 고객이 이용하는 대출이나 자산관리 등 다른 서비스와 통합해 관리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도 유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