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대우건설 등 지방 대도시 새해 첫 분양대형사 지방공략 가속화 중견·중소사 잇딴 미분양'똘똘한 한채' 수요 커지면서 올해도 고전 가능성
  •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대형건설사들의 지방 분양시장 공략이 활발할 전망이다. 각 사는 새해부터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올해 첫 마수걸이 분양을 예고한 상태다.

    지난해 지방 분양시장에서 미분양 사태를 겪은 중견·중소건설사들은 대형건설사들의 이같은 행보에 고심이 깊은 모습이다. 이들은 수도권에 이어 지방에서도 설 자리가 좁아지면서 '분양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10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10대 건설사가 분양한 물량은 4만7917가구로, 이 중 절반 이상인 2만5514가구(53.2%)는 비수도권에서 공급됐다. 이는 최근 5년(2017~2021년)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이다. 2017년 비수도권 분양 비중(34.9%)과 비교하면 18.3%p 증가한 수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현 정부에서는 수도권이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지정에 분양가 책정까지 어려움이 따라 정비사업 물량이 많은 10대 건설사들이 제대로 분양할 수가 없다 보니 수도권보다 많은 물량을 비수도권 분양 비중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역시 수도권에 집중된 규제로 인해 지방 분양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삼성물산,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등 대형건설사들도 이달을 기점으로 지방 대도시에서 새해 첫 분양을 앞두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달 부산 동래구 온천동 일원에 '래미안 포레스티지'를 분양한다. 단지는 지하 6층~지상 최고 35층, 36개동, 4043가구 규모로 이 중 2331가구가 일반분양된다. 

    같은 달 대우건설은 충북 음성 기업복합도시 B3블록에 지하 2층~지상 29층, 1048가구 규모의 '음성 푸르지오 더 퍼스트'를 공급하며, 포스코건설은 충북 청주에서 지상 최고 38층, 1191가구 규모의 '더샵 청주그리니티'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화건설도 이달 충북 청주시 서원구 모충동 일원에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1849가구)'을,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성동 일원에 '한화 포레나 천안노태(1608가구)'를 각각 분양할 예정이며, DL이앤씨는 다음달 강원도 원주시에서 'e편한세상 원주 프리모원(572가구)'을 올해 처음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지방 분양시장을 주무대로 삼아온 중견·중소건설사들은 대형건설사들의 이같은 행보가 달갑지만은 않다. 지난해부터 대형건설사들의 지방 분양시장 공략 가속화에 따라 분양실적이 급감한 탓이다.

    더욱이 최근 부동산시장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지방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미분양 사태가 속출하고 있는 만큼 분양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지방에서 분양된 439개 청약 단지 가운데 117곳(26.7%)이 미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청약을 접수한 대구 달서구 '해링턴 플레이스 감삼 3차'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358가구 청약에서 1·2순위 모두 85명만 신청해 청약이 미달됐다. 대구 달서구 '두류 중흥S-클래스 센텀포레'와 동구 '동대구 푸르지오 브리센트'도 모두 미달됐다.

    이밖에도 경북 포항 남구 '남포항 태왕아너스'와 북구 '포항 한신더휴 펜타시티' A2·A4블록이 미달 사태를 빚었으며, 경남 사천 정동면 '사천 엘크루 센텀포레'도 최종 미달됐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집값 고점 인식 확산 및 올해 대선 이슈 등 영향으로 부동산시장 전반에 냉기가 돌면서 지방에서 분양을 진행하던 중견·중소건설사들이 큰 타격을 받는 상황"이라며 "특히 올해에도 대형건설사들이 국내 주택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방에서도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커지면서 기업 규모별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