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로고

'노동이사제' 민간기업 압박 커진다… 전문가 90% "우려"

국회 통과… 공포 6개월후 시행공공기관 먼저… "민간기업에 압력 가해질 것"노조 입김 센 현대차 등 이미 단골 메뉴

입력 2022-01-11 09:41 | 수정 2022-01-11 10:32

▲ 국회 기획재정위 안건조정위원회 회의장에 노동이사제 관련 서류가 놓여 있다.ⓒ연합뉴스

논란이 거센 공공기관에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여야 대선후보 모두 찬성 입장을 던진 만큼 가결 가능성은 높다. 재계는 법안 통과시 민간기업에도 노동이사제 도입 압력이 가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11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김경협, 박주민, 김주영 의원 등이 각각 발의한 공공기관 운영법 개정안을 포괄한 기재위 대안이 법사위를 통과했다. 지난 5일 소관 상임위를 통과한지 5일 만이다. 여야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 법안을 올려 처리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이 주요 골자다.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이사회에 근로자가 추천하거나 과반 동의를 얻은 1명을 포함시키도록 한다. 해당 기관 및 기업에 3년 이상 재직한 근로자만 노동이사가 될 수 있다. 비상임 이사로 활동할 수 있으며 임기는 2년으로 1년 단위로 연임도 가능하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정부는 법제처 검토를 검쳐 법률로 공포한다. 시행한 공포 6개월 후로 올해 말부터 주요 공공기관에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국민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공기업 경영에 근로자 입김이 반영되는 셈이다.

법 시행을 앞두고 재계 우려는 깊다. 공공기관만 우선 적용한다고 해도 곧 민간기업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상임위 논의 당시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재계에서는 노동이사제가 민간 부문에까지 확산되는 것에 대해 굉장히 경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노동이사제 민간기업 도입 시 기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한국경영자총협회

현대차와 기아차 등 강성노조가 자리잡은 주요 기업들의 임단협에는 '노동이사제 도입'이 단골 안건으로 올라오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지금도 노사 관계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앞으로 노조 규모와 영향력은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경제·경영학과 교수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0%가 "법안 통과시 민간기업에도 노동이사제 도입해야 한다는 정치·사회적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답했다. 경총은 "민간기업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경제전문가 61.5%는 "노동이사제가 민간기업에 도입될 경우 기업 경쟁력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은 25.5%에 그쳤다.

또 전체 응답자의 57%는 "노동이사제가 우리 경제시스템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채택하는 독일 등 유럽 일부 국가와 영미식 주주자본주의 시스템인 우리나라와의 차이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전 펴낸 공약집에서 노동자 추천 사외이사제를 공공부문부터 시작해 4대 재벌과 10대 재벌 순으로 점차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후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도 공공기관 감사 독립성 강화 및 노동이사제 도입을 통한 공공기관 지배구조 개선이 명시됐다.

하지만 정부는 민간기업 확대 가능성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국회 상임위 회의에서 "노동이사제 민간기업 확대는 별도의 차원에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며 "공공기관 운영법이 아닌 상법이라는 다른 법체계에서 다뤄질 문제"라고 했다. 홍 부총리는 "일단은 공공기관에서 노동이사제가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안종현 기자 ajh@newdaily.co.kr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뉴데일리 댓글 운영정책

자동차

크리에이티비티

금융·산업

IT·과학

오피니언

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