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화정 아이파크' 외벽 붕괴, '학동 참사' 7개월 만정비사업장 곳곳서 안전관리 및 시공 역량 우려 목소리일각선 입찰 제한 의견도, 시공권 경쟁 악영향 전망
  • ▲ 광주 서구 화정현대아이파크 사고 현장 모습. ⓒ연합뉴스
    ▲ 광주 서구 화정현대아이파크 사고 현장 모습. ⓒ연합뉴스
    광주광역시 주상복합아파트 신축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외벽 붕괴사고로 올해 주요 정비사업에서 선전을 기대했던 HDC현대산업개발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지난해 광주 재개발현장에서 비슷한 사고가 발생한 지 1년도 채안돼 또다시 대형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관리 및 시공 역량을 두고 조합원들의 불신이 커진 탓이다. 

    이번 사고로 일부 정비사업조합에서는 HDC현산의 입찰 자체를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현대아이파크 공사현장에서 외벽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39층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중 23∼38층 양쪽 외벽이 붕괴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39층, 7개동 847가구 규모로 신축중이었는데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았다. 지난해 6월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로 참여한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7개월만이다.

    이에따라 HDC현산이 시공권 입찰경쟁에 나섰거나 시공권 확보가 유력했던 정비사업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 노원구의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국내 시공능력평가순위 10위권에 있는 건설사에서 이런 대형사고가 연속으로 발생한 만큼 조합내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며 "당장 시공사 선정을 앞둔 시점이라 일부 조합원들은 벌써부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HDC현산을 지지했던 조합원들도 말을 아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장은 지난해말 시공사 선정 입찰에 HDC현산이 단독 참여하면서 한차례 유찰됐고 이달 2차 입찰을 앞둔 상태다. HDC현산이 일대 대규모 개발사업과 연계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조합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지만 이번 사고로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게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HDC현산이 시공권 수주 의지를 밝힌 서울 동작구의 재개발구역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 사업장은 높은 사업성에 따라 이달 열린 현장설명회에 10대 건설사 및 중견건설사가 다수 참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조합 관계자는 "현장설명회에서 1군 건설사들이 많은 관심을 나타내면서 조합원들이 경쟁입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가 사고이후 HDC현산 참여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사업장의 경우 1군건설사 아파트 유치를 통한 집값 상승에 관심이 큰 만큼 잇따른 사고로 인한 브랜드 가치 하락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분양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명확한 사고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통상 시장의 관심이 시공사에 집중되는 점에 비출 때 브랜드 이미지 및 신뢰도에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는 향후 정비사업 시공권 경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사고현장을 찾은 유병규 HDC현산대표는 사고로 피해를 당한 실종자와 가족, 광주시민들에게 사죄하고 국토부, 광주시 등과 협조해 구조 및 안정확보 대책 마련, 사고 규명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