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신규 점포 신설 검토…점포 수 줄이는 추세에도 도전 행보대형 거점점포 차별화 콘셉트…문화·언택트·기업금융·지역 '특색'"중소형사 장기 방향성, 브로커리지 비중 줄이고 WM 강화" 노력
  • 중소형사인 유진투자증권이 자산관리(WM) 경쟁력 강화를 위해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독특한 콘셉트의 거점점포를 꾸준히 선보이며 차별화에 나선 데 이어 고액자산가를 겨냥해 서울 내 전략적 요충지에 추가로 점포 신설을 추진하는 등 시장 영향력 확대를 위한 필승 전략을 펴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은 서울 강남지역 신규 점포 신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전반이 점포 수를 줄이고 복합점포로서 형태를 효율화하는 추세지만 중소형사인 유진투자증권은 전략적 요충지로서 초고액 자산가가 많은 지역에서의 외연을 확대하려 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당초 계획은 서울 강북 전통 부촌인 한남동에 점포를 신설, 강북권 초고액자산가 공략을 할 계획이었지만 입지 검토 과정에서 상당기간 숙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연말께 이미 새로운 점포에서 일할 경력직 PB 10명을 외부에서 영입한 상태로, 현재 이들은 강남 지역 거점점포인 챔피언스라운지에서 일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유진투자증권은 콘셉트를 내세운 점포를 꾸준히 선보이며 차별화된 WM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업계 트렌드인 거점 대형화 전략에 특별함을 더한 셈이다.

    이 회사는 WM 강화 전략으로 점포 체계 개편에 적극적인 중소형사로 꼽힌다. 중소형사들은 대형사에 비해 주식 위탁매매 중심 비지니스에 치우친 게 현실이다. 콘셉트 거점 점포는 중소형사 리테일 체계의 한계를 극복하고, PB 중심의 영업과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고객 접점 채널 혁신 프로젝트다.

    이 일환으로 지난 2020년 출범한 서울 강남 거점센터인 챔피언스라운지금융센터는 유진투자증권의 콘셉트 점포 1호로, 강남 지역 초고액자산가 공략은 물론 문화 특화 WM센터를 표방한다.

    이곳에선 각종 아트펀딩 강연과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강남구 전시행사 '아트프라이즈 강남'을 매년 참여하거나 금융사 최초 상설 예술관인 크리에이터스뮤지엄도 선보이는 등 고객에게 예술과 공간 아트가 결합된 형식을 제시하면서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코로나19 이후 자산가들 사이에선 미술품·고급 인테리어 가구·각종 소품들에 대한 구매욕구가 더욱 커졌는데, 이같은 투자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같은 해 신설한 서울WM센터는 광화문·명동지점을 통합한 기업금융 특화점포다. 서울 주요 업무지구에 위치한 대형 WM센터 특성을 활용해 기업금융을 활용한 특화 PB 영업 및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인다. 팀 단위 영업조직을 활용해 기업금융 자문·블록딜·비상장주식 등 기업금융 영역의 금융상품을 적극 발굴한 것으로 이미 입소문을 탔다.

    지난해엔 경기 거점 분당WM센터와 호남 거점 광주WM센터를 신설했다. 분당WM센터의 콘셉트는 '언택트'다. 국내 대표 IT 업무지구인 판교 인근 지리적 특성을 활용해 다양한 언택트 금융투자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애널리스트와 함께하는 언택트 웹세미나, 비대면 투자 커뮤니티 등 언택트 플랫폼을 활용한 금융투자 서비스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개점한 광주WM센터는 여러 점포를 합쳐 효율화한 게 아닌 기존 광주지점을 대형화한 점포다. 종합적인 자산관리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인력을 확충, 수도권 대비 상대적으로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 지역에 프리미엄 자산관리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취지다.

    WM 강화를 위한 유진투자증권의 필승 전략은 실적으로 조금씩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지난 2019년말 대비 지난해 말 기준 WM 총자산은 66% 증가해 17조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공모주펀드와 비상장주식펀드 등 다양한 상품 판매 노력을 지속하면서 금융상품 수익도 확대돼 같은 기간 금융상품 잔고도 1.5배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WM은 증권사의 미래먹거리로서 반드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지만 대형사에 비해 중소형사들은 브로커리지 비중이 여전히 높다"며 "더 이상 그렇게 가선 안 된다는 문제 의식이 명확하고, 유진투자증권은 그 체계나 시스템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