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의 금융비서' 본인 정보 한눈에 통합 관리55개 마이데이터 사업자 선정..치열한 경쟁 불가피삼성카드, 대주주 기관경고로 1년간 신사업 진출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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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련 이미지.ⓒ연합뉴스
    카드사들이 '마이데이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올해부터 가시화될 수익성 악화를 대비해 각사의 간편결제(앱카드) 앱을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육성해 고객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내 손안의 금융비서'로 불리는 마이데이터란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한곳에 모아 보여주고 재무 현황·소비패턴 등을 분석해 적합한 금융상품 등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고객이 일일이 금융사의 개별 애플리케이션(앱)을 쓸 필요 없이 마이데이터를 통해 본인 정보를 한눈에 통합 관리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개인이 금융·쇼핑·의료 등 데이터 활용 권한을 마이데이터 사업자에게 직접 부여할 수 있기 때문에 사업자는 그동안 알 수 없었던 타사의 정보를 모을 수 있다. 이를 활용해 고객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마이데이터는 대표적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이에 금융사뿐 아니라 빅테크·핀테크 업체들도 뛰어들고 경쟁하고 있다. 현재까지 마이데이터 서비스 사업자로 선정된 곳만 55개에 달한다.

    다만 마이데이터 특성상 서비스 시행 초기 '락인(잠금) 효과'가 중요하다. 한번 이용을 시작하면 옮기지 않는 특성 때문이다. 이에 올초 서비스를 시작한 카드사들도 고객 유치에 혈안이 되고 있다.

    가장 발빠르게 나선 곳은 신한카드로,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자산관리 집사' 서비스를 선보여 183만명을 끌어모았다. AI 기술 기반으로 ▲소비 관리 ▲통합 자산 조회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신용관리 서비스 ▲투자 정보 제공 등 종합자산관리 기능을 제공한다.

    KB국민카드의 '리브메이트'는 소비 관련 정보 분석뿐만 아니라 보험, 투자, 대출 등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보험매니저 ▲짠테크 ▲투자꿀팁 등이 대표적이다. 앞으로 주식 투자정보와 로봇어드바이저 기반 투자 자문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12월 국내 금융권 최초로 신용평가기관 두 곳이 제공하는 개인의 신용점수를 동시에 보여주는 '내 신용점수 비교'를 도입해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서비스에 현재까지 50만명이 가입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서비스 오픈 이후 고객들의 로열티가 증가하고 탈회율이 감소하는 등 유의미한 성과가 있었다"면서 "향후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앱 방문횟수, 체류시간 증가 등 이용자의 충성도를 높이는 데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BC카드의 마이데이터 서비스인 '내자산'은 내자산 리포트와 재테크 서비스를 내세워 인기몰이 중이다. 최근까지 68만명이 BC카드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카드도 이에 동참하며 소비데이터 기반 맞춤정보를 제공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하나합'을 출시했다. 하나합은 ▲자산관리 ▲소비진단 외에도 ▲핫플레이스 추천 ▲대출 비교 ▲사장님 힘내요 등 8가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핫플레이스 추천서비스는 리뷰나 별점이 아닌 결제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핫플레이스 안내해 준다. 이는 특정 핫플레이스에서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방문 고객에게는 할인을, 가맹점주에게는 매장 매출관리와 마케팅을 돕는다.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롯데카드는 지난 19일 '자산매니저'를 출시해 ▲고객 자산 및 지출 분석 ▲맞춤 카드·보험·대출 상품추천 ▲고객 소비패턴 기반 개인화 콘텐츠 추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향후 쇼핑·, 여행 등 생활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는 큐레이팅 서비스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반면 삼성카드는 대주주인 삼성생명이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를 받음에 따라 1년간 마이데이터 사업을 할 수 없다. 기관경고 이상의 제재를 받은 금융회사는 최소 1년간 신사업 진출을 위한 금융당국의 인허가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카드는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뒤져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보통 마이데이터 사업을 하는 이유는 플랫폼 경쟁력 확보와 이를 통한 고객 확보"라며 "락인효과가 크기 때문에 아무래도 후발주자로서 새로 고객을 유치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