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 빠르면 내년 위스키 증류소 착공신세계L&B 위스키 증류 경력직 채용 나서코로나19에 위스키 열풍… 앞다퉈 증류사업 진행
  •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한국형 위스키 증류소 사업으로 맞붙을 전망이다.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이 위스키 증류소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추진하는 반면 신세계L&B 역시 위스키 증류소 사업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주류업계에 위스키 바람이 본격화되면서, 주류업계가 한국형 위스키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과 신세계L&B는 각각 위스키 증류소 사업에 대한 검토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진도가 가장 빠른 것은 롯데칠성이다. 최근 롯데칠성의 기업설명회(IR) 과정에서는 위스키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공유됐다. 당시 IR에 따르면 롯데칠성은 지난해 위스키 증류소 관련 경력직을 채용한 것에 이어 스코틀랜드 위스키 양조 장인과 고문계약을 맺고 적합한 기후를 가진 부지를 추천 받는 중이다. 현재 롯데칠성이 보유한 유휴부지를 확정하고 인허가를 진행하는 상황이다.

    이르면 내년 말 롯데칠성의 증류소 착공이 시작될 예정이다. 

    앞서 롯데칠성은 지난해 6월 한국식품연구원과 한국형 위스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관련 연구에 나선 바 있다. 

    이와 함께 신세계그룹의 종합주류회사 신세계L&B도 위스키 사업에 뛰어들 전망이다. 신세계L&B는 최근 경력직 수시채용 공고를 내고 위스키 사업 경력직 채용에 나서고 있다. 이들 채용을 통해 신규 위스키 사업의 기획 및 양조, 증류 등 위스키 제조공정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신세계L&B 측 설명이다. 

    신세계L&B 관계자는 “종합주류 회사인 만큼 위스키 양조 및 증류 사업에 대한 내부적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를 위해 위스키와 증류과정에 대한 경력자 채용을 추진 중이다”라고 말했다. 

    국내주류업체들이 이처럼 위스키 사업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지금까지 한국은 위스키의 불모지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형 위스키는 수입한 스카치 위스키 원액을 블랜딩해 병입하는 정도에 그쳤다. 국내 최초의 위스키 증류소인 쓰리소사이어티 증류소가 설립된 것도 지난해가 최초다. 

    그럼에도 최근 코로나19가 불러온 위스키 바람이 이들의 위스키 증류 사업에 진출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이전까지 수입이 감소하던 위스키 시장은 ‘혼술’ 바람을 타고 본격적으로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특히 이전 유흥업소에서 판매되던 추세와 달리 가정용 중심으로 고가 싱글몰트, 버번 위스키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 기후에서는 위스키 숙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평가 돼 왔지만 이웃인 일본만 하더라도 상당한 위스키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이 과정에서 얼마나 소비자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볼 문제”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