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우리금융 순익 14조 돌파배당성향 코로나 이전으로… 25~26%주주가치 제고 진력… 자사주 소각·분기배당 적극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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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금융지주사들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빚투'(빚을 내어 투자) 열풍으로 인한 대출증가와 금리 인상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 최대이익을 거뒀다. 

    실적 고공행진 덕분에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며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몫도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하게 됐다. 올해 역시 금리 상승에 따른 호실적이 예상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사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4조5431억원으로 전년(10조8142억원)에 비해 34.5%(3조7289억원) 증가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순이익 ‘4조 클럽’(4조원대) 시대를 열었다. 

    KB금융은 지난해 4조409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전년(3조4554억원)보다 27.6% 증가했다. 신한금융 역시 지난해 4조 193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4조 클럽에 입성했으나 KB금융과 격차가 3900억원 벌어지며 리딩금융을 탈환하지 못했다.

    하나금융은 '3조 클럽'에 첫 진입했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보다 33.7% 급증한 3조5261억원을 기록, 시장전망치를 2221억원이나 뛰어 넘었다. 

    우리금융의 순이익은 2조5879억원으로 4대 금융 중 가장 낮은 실적을 보였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98%나 급증했다.

    금융지주의 호실적은 대출 증가를 기반으로 이자이익을 두둑히 챙긴 은행들이 주도했다.

    코로나19 속 지난해 전반기 대출과 금융 투자 수요가 몰렸고, 하반기에는 금융 당국이 대출규제를 강화하며 예대마진(대출금리-저축성수신금리)이 커진 영향이다.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지난해 말 원화대출금 잔액은 총 1108조7110억원으로 전년(1024조8880억원)보다 8.2% 증가했다. 

    덕분에 4대 금융의 지난해 총 이자이익은 34조7060억원으로 전년보다 14.5% 뛰었다. 순이자마진(NIM) 역시 평균 0.05%포인트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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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비은행부문의 실적도 약진하면서 비이자이익도 확연하게 개선됐다.

    지난해 4대금융 비이자 부문 이익은 10조 274억원으로 전년 대비 9.31% 늘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순이익에서 비은행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2.6%, 42.1%로 확대됐다. 전년대비 최대 10%포인트 늘어난 규모다.

    하나금융은 지난  2020년 비은행 부문 순이익 비중이 34.3%(9044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1조2600억원)하면서 35.7%까지 늘어났다.

    증권사가 보험사가 없는 우리금융 역시 카드와 캐피탈 등의 약진으로 비은행 부문 손익 비중이 2019년초 10%에서 지난해 17.2%로 7.2%포인트 확대됐다.

    호실적으로 등에 업은 금융지주들은 배당성향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25~26% 안팎으로 끌어올렸다.

    이들이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금액은 총 3조8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4대 금융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매입과 소각도 적극 검토하고, 배당성향을 향후 3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실적발표에서 KB금융은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1500억원의 자사주 소각을 발표했으며, 신한금융과 하나금융도 자사주 소각 가능성을 열어뒀다.

    올해 실적도 금리 상승과 가계대출 규제 강화 기조에 따라 호실적이 예상되지만 변수는 있다. 오는 3월 ‘코로나19 금융지원’ 잠정 종료가 예정돼 영업환경이 악화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대출 부실 가능성, 금융당국의 보수적 충당금 적립 요구와 예대금리차 주시 등은 부담이다.

    이태경 신한금융 재무부문장(CFO)은  "2020년 코로나 관련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적립했고 올해도 이 같은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며 더 보수적으로 적립했기에 개별적인 상환 유예 차주들이 더 부실화 되더라도 대응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KB금융도 오는 3월 금융지원이 종료되더라도 상환능력이 충분한 담보비율을 고려하면 건전성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