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지난달부터 투자자문업 시범 운영성과 보고서 제공… 목표수익률 1대1 계약농협은행 연내 도입… 신한‧하나‧우리銀, 검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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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금융투자자문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판매수수료에서 자문수수료 제도로의 전환을 통해 자산가 고객과 비이자이익을 늘리겠다는 의도다.장기적으로는 은행 자문업이 향후 투자일임업으로 가기 위한 다리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이 은행 중 처음으로 금융투자자문 서비스를 선보였다.국민은행은 지난달 12일부터 스타클럽VIP 이상 고객 또는 압구정 골드앤와이즈더퍼스트센터에서 3억원 이상 상품 신규 가입을 한 고객을 대상으로 ‘KB금융투자상품자문’을 시범운영 중이다.KB금융투자상품자문은 개인별 투자 목표 달성을 위해 은행과 고객이 1대1 투자자문 계약을 맺고 맞춤 포트폴리오 제안과 분기별 리밸런싱을 통해 수익률 관리를 제공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다. 자문 계약 수수료는 연 0.1~1.0% 범위로 책정됐다.투자자문 서비스는 상담과 컨설팅에 직접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점에서 기존 자산관리와 차이점이 있다. 기존 자산관리는 상담, 컨설팅 비용 대신 상품 판매 수수료를 받는다.국민은행은 투자자문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펀드 등 상품에 가입하면 프라이빗뱅킹(PB) 이용 시보다 수수료나 판매 보수를 낮춰주기로 했다. 또 분기별로 리밸런싱 포트폴리오와 성과 리뷰 보고서를 제공하고 고객과 자문역 간 핫라인을 통한 상시 유선 상담을 제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올해 상반기 투자자문 서비스 도입을 위한 컨설팅을 받은 NH농협은행도 올해 안에 투자자문업 등록 신청을 한다는 계획이다.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타사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투자자문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하나은행은 지난 2016년 투자자문업 라이센스를 취득해 현재까지 부동산투자자문에 제한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향후 투자자문업 전반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비이자이익을 늘려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투자자문업이 좋은 대안이다.우리나라는 은행 전체 이익 중 비이자이익이 10% 수준이지만 미국의 경우 은행들이 투자자문을 앞세운 자산관리로 총이익의 30%를 비이자이익으로 거두고 있다.다만 은행들이 투자자문업 진출에 성공하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은 많다.은행의 투자자문은 포트폴리오를 짜기 위해 고객의 자산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고액자산가 입장에서는 한 판매사에 자산의 종류와 규모를 모두 밝힐 유인이 크지 않아서다.고액자산가들 대부분이 한 판매사에 모든 자산을 맡기지 않고 자금을 분산해 다양한 투자기회를 노리기 때문이다.또 증권사의 경우 투자자문보다 활용도가 높은 투자일임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있어 은행입장에서는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증권사들은 단순히 자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임을 통해 고객의 자산을 대신 운용해주는 랩어카운트 상품을 판매 중이다. 고객에게 자문과 컨설팅 수수료를 따로 받지 않는다.현재로선 은행이 증권과의 자문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때문에 은행들도 투자일임을 허용해 달라고 금융당국에 꾸준히 요청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자산관리 전문성 등을 고려할 때 투자일임업 진출은 이르다는 판단이라 투자일임업 허용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은행권 관계자는 “펀드나 ELS(주가연계증권) 등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가 은행 비이자이익의 원천이라 은행들은 고객 자산관리보다 판매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자문수수료 시스템이 안착되면 은행들은 판매 수수료에서 자문 수수료로 영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포트폴리오 중심의 영업이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