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손준비금 8760억 추가 적립… "부실 선제 대응"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라 부실 여신으로 인한 손실 가능성에 대비해 쌓아 두는 대손준비금을 8760억원 더 쌓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이 코로나19 재확산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 등을 이유로 추가 적립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전 은행에 대손준비금 추가 적립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따라 국내은행은 2021년말 기준으로 총 8760억원의 대손준비금을 추가 적립할 예정이다. 

은행권의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을 합한 손실흡수능력은 작년 말 기준 37조6000억원으로 전년 말(35조8000억원) 대비 1조 8000억원 확대된다. 

금감원은 그동안 대손충당금 추가적립과 자기자본확대 등 은행의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금융시장의 우려가 더욱 커지자 대손준비금을 추가 적립하는 방안을 결정했다.

강선남 금감원 은행감독국 국장은 “은행권의 2021년도 결산검사를 실시한 결과, 은행별로 충당금 산출방법의 차이가 크고, 대내외 경제상황 감안시 손실  흡수능력이 충분치 않다는 우려도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재연장키로 한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등 코로나 피해기업에 대한 각종 금융지원 조치가 추후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인 대비를 해나갈 필요가 있어 추가적립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대손충당금은 은행권 국제회계기준(IFRS9)에 따라 산출한 규모를 적립하며,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된다. 대손준비금은 옛 충당금 기준으로, 자산의 건전성 분류에 따른 적립금의 합산액보다 IFRS9 기준 대손충당금이 적을 때 그 차액을 쌓아두는 것으로 회계상 자본금으로 분류된다.

은행들은 신용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는 만기연장 상환유예 대출과 코로나 취약업종 대출에 대해 대손준비금을 추가 적립한다. 

금감원은 회계기준상 허용 범위 내에서 충분한 충당금을 적립하도록 지도하고, 예상치 못한 손실에 대응해 충분한 자기자본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가계부문 경기대응완충자본 도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