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덕에 해외주식 수탁수수료 수입 증권사 1위 등극일찌감치 서비스 강화 지속…미국주식 주간거래로 서비스 초격차MZ세대 타깃 해외주식 콘텐츠 강화 등 다양한 시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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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300만명 시대, 해외주식 고객 쟁탈전이 치열해진 가운데 삼성증권이 서비스 진화를 거듭하며 해외주식 거래 시장 선두 자리를 굳히기에 나서 주목된다.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증권은 전년 대비 90.19% 상승한 9658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며 빅5 증권사 중 실적 3위에 올랐다.해외주식 수탁수수료 수입은 증권사들 중 선두에 섰다.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 2019년 불과 367억원이었던 해외주식 수수료 수입은 지난해 1676억원으로 무려 356.7% 늘어나면서 키움증권(1539억원)과 미래에셋증권(1530억원)과 격차를 벌렸다.
그 사이 해외 예탁자산도 급격하게 늘었다. 지난 2020년 4분기 10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4분기 18조3000억원으로 1년 만에 40.43% 증가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ELS 조기상환 부진 및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평가 손익 악화의 영향이 예상보다 컸지만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 증가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시장거래대금 감소 대비 선방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코로나19 이전부터 글로벌 자산 투자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일찌감치 해외주식 투자 서비스 기반을 강화해왔다.
해외주식 투자에서 가장 큰 어려움이던 정보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자 미국·중국·대만·일본 등 주요국 글로벌 톱증권사들과 제휴를 맺어 해외 리서치 자료 제공을 해왔고, 현지 증권사 소속 전문가가 직접 해외주식 세미나 강연에 나섰다. 유럽 주식 모바일 거래의 경우 독일·영국·프랑스 유럽 주요국을 모두 라인업한 증권사는 삼성증권이 유일하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주식 투자와 관련 고객들에게 더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오래전부터 지속해왔고,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현실화하며 진화를 거듭해왔다"면서 "코로나19 이후 해외주식 투자가 급격히 대중화되면서 그동안 마련해온 인프라가 결실을 이룬 것"이라고 해석했다.
여기에 더해 삼성증권은 해외주식 서비스 초격차 실현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부터 미국 주식을 주간에도 거래가 가능하도록 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승부수를 띄운 것.
한국 시간 기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미국주식 전 종목 거래가 가능한 서비스로, 국내에서는 물론 세계 최초다. 미국 ATS인 블루오션과 1년간 독점 계약해 국내에선 삼성증권 고객들만 하루 거의 대부분인 20시간30분간 미국주식을 매매할 수 있다.
국내주식과 달리 해외주식은 시차로 인해 거래 접근성이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미국주식의 매력도는 높지만 새벽 시간 시의적절한 대응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보수적인 투자자들에겐 심리적인 부담도 상당했다. 이번 서비스는 그 니즈를 간파했다.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지난 8일 기준 누적 거래대금 3472억원, 고객 수 8만8483명을 돌파했다. 신규 고객 유입도 두드러졌다. 서비스 개시 후 10영엽일간 해외주식을 첫 거래하는 신규 고객이 전체 주간거래 고객 중 15.3%로 기존 정규장에서 유입되는 신규 고객 비중(5.7%)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특히 해외주식 투자에 적극적인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적극적인 서비스 강화도 눈에 띈다. MZ세대의 취향과 시선에 부합하도록 유튜브 채널 콘텐츠를 전면 개편, 해외주식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등 콘텐츠를 확대했다. 외신 등을 통해 직접 투자정보를 확인하는 데 도움되도록 증시 관련 용어의 영어 표현을 알아보는 '보캐노믹스'와 '밈글리시' 콘텐츠를 마련해 서학개미를 타깃팅했다.
지난 연말부턴 MZ세대들을 위한 간편투자앱 오투 통해 해외주식 소수단위 거래서비스 제공하고 있다. 간편한 투자를 선호하고, 시드머니가 상대적으로 적은 젊은 층들을 공략한 시도다. 오투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통해 해외주식에 첫 투자를 시작한 고객이 전체 약정 고객 중 46%에 달해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통한 해외주식 투자 문턱을 낮췄다.
회사 관계자는 "증시 위축으로 거래대금 감소 우려가 높다. 해외주식은 평생 무료수수료가 일반화된 국내주식보단 마진율이 높아 플러스 알파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장"이라면서 "이미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지만 투자자들의 니즈를 잘 파악한 다양한 시도로 어필하고 있다. 타사와 다른, 전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로 그 격차를 넓혀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