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쏘카에 1800억 투자해 지분 13.9% 확보SK, 쏘카에 2015년 투자해 2대 주주 등극전략적 투자자로 참여… 추후 경영 참가 가능성 높아
  • SK, 롯데 등 대기업이 모빌리티 시장 공략을 위해 전략적 투자자로 쏘카에 모이면서, 이른바 '적과의 동침'이 시작됐다.

    1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모빌리티 기업 최초로 유니콘 기업이 된 쏘카에 SK, 롯데가 전략적 투자자로 각각 2대, 3대 주주로 만났다. 1대 주주는 이재웅 전 쏘카 대표다.

    롯데그룹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쏘카 지분 13.9%(405만5375주)를 약 1832억원에 인수하는 안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인수 주체는 롯데그룹의 렌터카 자회사 롯데렌탈이다. 

    앞서 SK는 2015년 쏘카에 590억 투자해 22.1% 지분 보유해 쏘카 2대주주에 등극했다. 

    IB업계에서는 "이례적이고 기이한 상황"이라는 평가다. 롯데와 SK는 렌터카 업계에서 국내 1, 2위를 다투는 곳인데 신생 모빌리티 기업에 지분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더욱이 두 회사 모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기 때문에 재무적 투자자(FI)들과 달리 경영 전반에 참여할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SK는 티맵모빌리티와 SK렌터카로, 롯데는 롯데렌탈, 그린카로 모빌리티 시장에 진출해 있다"며 "렌터카업계에서도 1, 2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두 회사 모두 전략적 투자자로 나섰기 때문에 추후 쏘카 인수전에서도 경쟁이 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SK는 쏘카 해외 법인 경영권을 획득한 바 있다.

    2017년 쏘카 말레이시아를 쏘카와 SK가 4대 6 비중으로 투자해 출범시켰다. 이후 말레이시아 법인 지분 3164만여주를 추가 취득하면서 지분율 60%에서 당시 79.43%까지 높였다. SK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취득금액은 150억원으로 기재됐다. 말레이시아 법인은 공동기업에서 SK 종속기업으로 변경됐다. 쏘카가 보유한 지분은 약 4%대로 알려졌다.

    다만 두 기업 모두 지분 투자 이후 당분간은 협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SK는 SK네트웍스의 정비 사업인 '스피드메이트'가 쏘카 차량 정비 사업 협약을 맺으며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롯데렌탈은 이번 지분투자로 모빌리티 생태계 확장을 통한 강력한 성장 동력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렌탈의 렌탈 및 자산 관리 역량과 모빌리티 정보기술(IT) 역량을 보유한 쏘카의 전략적 협업으로 이동의 편의성을 높이고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 차원에서는 물류·유통·멤버십 등 전략적 협업을 통해 산업간 경계를 넘어서는 혁신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으로 현재 사후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