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예산 중 여성정책엔 1000억원 편성성인지 예산 '35조원'…전 부처에 배분"예산 규모 떠나, 여가부 태도가 논란 자초"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으로 여론이 시끌시끌하다. 윤 당선인은 대선후보 시절 현 정부가 성인지 예산으로 1년에 30조원을 지출한다며 그 원흉으로 여가부를 지목했다. 

    사실 여성가족부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존폐 위기에 놓이며 여성부와 여성가족부로 조직개편을 하는 등 부침을 거듭해왔다. 

    국민들 입장에선 여가부 폐지 찬반 논란을 떠나, 대체 여가부에 국민의 피같은 돈인 세금이 얼마나 쓰이길래 정권교체기 때마다 이런 갈등이 생기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2022년 여가부의 예산은 1조4650억원으로 정부의 전체 예산인 607조7000억원의 0.23%에 불과하다. 이 중 가족 정책에 9063억원의 예산이 편성됐고 청소년 정책에 2716억원, 권익 정책에 1352억원, 여성‧양성평등 정책에 1055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부처별로 살펴보면 가장 많은 예산을 집행하는 곳은 보건복지부로 97조4000억원이 편성됐으며 교육부 89조6000억원, 행정안전부 70조6000억원이란 것을 감안하면 여가부의 예산은 초라한 수준이다. 

    여가부 존폐 논란의 중심이 여성‧양성평등 정책 때문이라면 고작 1000억원의 예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서로 물어뜯고 비난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갈등을 불러일으킨 윤 당선인의 '성인지 예산 30조원'은 어디서 비롯된 발언일까? 

    성인지 예산은 정부의 예산집행이 여성과 남성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해 국가재원이 남녀평등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재원 배분을 하는 것으로, 여성정책에 국한된 예산이 아니며 여기에는 ▲가족 ▲경제활동 ▲보건 ▲복지 ▲안전 ▲의사결정 ▲문화·정보 ▲교육·직업훈련 등이 포함된다. 

    이 예산은 전 부처에 골고루 나눠져 있다고 보면 된다. 2020년 성인지 예산은 31조7089억원이었으며 2021년에는 35조2854억원이었다. 2021년 기준 성인지 예산을 가장 많이 집행한 부처는 복지부로 11조4099억원을 집행했으며 다음은 중소벤처기업부로 9조950억원을 집행했다. 여가부 소관 예산은 9366억원이었다. 

    윤 당선인은 이를 두고 지난 2월28일 유세를 하며 "이 정부가 무슨 성인지 감수성 예산이라고 1년에 30조씩 쓴다고 한다. 이를 조금만 안보에 다시 돌려놓으면 얼마든지 우리 평화를 지키고 적국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이다. 

    하지만 예산 문제와 별개로 여가부 폐지에 힘이 실리는 것은 여가부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안희정 전 충남지사 등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1억원이든, 1000억원이든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부처가 진영 논리에 따라 여성정책에 대해 이중잣대를 들이댔던 것이 이번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