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TV용 패널 3430만대 계획... TCL 220만대 앞서작년 2·3위 두고 각축전... 출하량 274만대 불과파나소닉 수요 흡수 존재감 키우는 TCL... 판도 변화 '주목'
  • ▲ 2022년형 LG 올레드 TV 인치별 풀 라인업 이미지 ⓒLG전자
    ▲ 2022년형 LG 올레드 TV 인치별 풀 라인업 이미지 ⓒLG전자
    글로벌 TV 시장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던 LG전자가 중국 TCL의 추격에 따라잡힐 위기에 놓였다. 올레드(OLED) TV 판매량이 성장을 거듭하곤 있지만 LCD TV로 물량공세를 퍼붓는 TCL을 막아서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7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TCL은 3650만 대 TV 패널을 확보할 계획으로, 3430만 대 확보를 계획한 LG전자에 220만 대 가량 앞설 것으로 보인다. 가장 많은 TV 패널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되는 곳은 독보적인 시장 1위 삼성전자로, 올해 5560만 대 패널을 공급받을 계획이다.

    TV 패널 확보는 TV 제조사가 그 해 얼만큼의 TV를 생산하고 판매할 것인지를 미리 알 수 있는 척도로 활용된다. 물론 확보한 패널수가 그 해 해당 제조사의 최종 출하량이나 판매량으로 직결되지는 않지만 통상 그 해 확보한 패널만큼을 생산 계획으로 잡고 출하에 나서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연초 계획하는 TV 패널 공급량을 중요한 지표로 본다.

    이를 바탕으로 보면 지난해까지 글로벌 TV시장 2위 자리를 지켰던 LG가 올해는 그 자리를 TCL에 넘겨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앞서 지난해에도 LG와 TCL이 연간 TV 출하량으로 근소한 차이를 나타낸 바 있어 이 같은 순위 역전 현상이 일부 예고 되기도 했다.

    지난해 LG전자는 2733만 대의 TV를 출하해 삼성에 이어 2위 자리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같은 기간 TCL은 2459만 대 TV를 출하하며 LG에 이은 3위에 올랐는데 2위와 3위의 격차가 274만 대에 불과해 TCL이 LG를 턱 밑까지 따라왔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불어닥친 지난 2020년에는 한 때 TCL이 LG를 제치고 글로벌 2위 TV 제조사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분기 TCL이 판매 수량 기준으로 점유율 12.7%로 치고 오르며 9,8% 점유율을 기록한 LG를 따돌려 주목받았다. 당시엔 코로나19 확산세가 나라별로 차이를 나타내던 시점이었고 북미와 유럽에서 올레드TV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를 걸고 있던 LG가 상황적으로 불리했던 측면이 있었다. TCL은 일찌감치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중국 내수시장에서 선전하며 LG를 넘어설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TCL이 패널 조달 계획을 상향한데는 파나소닉과 같은 일본 TV 제조사들이 몸집을 줄인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몇 년째 TV사업에서 적자를 내고 있던 파나소닉은 지난해 중소형 TV 생산을 TCL에 위탁하고 생산량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이렇게 시장에서 사라지는 일본업체들의 자리를 TCL이 꿰찰 계획으로 패널 조달을 늘리고 본격적인 생산에 나서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올레드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TV 판매에 집중하고 있는 LG전자가 수익성 측면에선 TCL보다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TV 기술력 측면에서도 LG전자와 TCL의 격차는 아직 크다는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LG가 수년간 지켜온 글로벌 TV 시장 2위 지위를 중국업체에게 뺏긴다는 점은 어쩔 수 없이 자존심이 상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더구나 삼성이 흔들림 없이 글로벌 판매량과 점유율을 지키고 있어 대조적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