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급발진 우려. 일부 고객 계약 취소하기도자동차리콜센터 신고, 청와대 청원 등 불만제기엔진오일 무상교환, 엔진 보증기간 연장 등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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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가 좋고 친환경차라는 생각에 지난해 7월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구입했다. 엔진오일이 증가하는 현상이 계속 발생해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는데 ‘이상이 없다’는 말만 들었다. 쏘렌토 동호회에서도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차주분들이 많다. 이번 사안이 자칫 차량 화재, 급발진으로 이어질 수 있어 현대차, 기아에서 확실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신 모씨는 “많은 차주분들이 엔진오일 이슈로 인해 걱정이 많지만 현대차로부터 이번 사안과 관련해 공지받은 내용이 없었다”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피해 차주들이 모여서 현대차그룹 앞에서 시위를 해야 하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토로했다.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싼타페 하이브리드,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동호회를 중심으로 차량 엔진오일이 늘어난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아직 정확한 원인이 파악되지 않았지만 오일에서 휘발유 냄새가 난다는 사례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실린더 내 기화(氣化)되지 못한 휘발유 일부가 엔진 오일에 유입되는 것으로 추측된다.동호회는 물론 자동차리콜센터에도 이번 사안과 관련된 결함신고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쏘렌토 HEV의 경우 이달에만 200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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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쏘렌토 HEV 모델을 구입해 3000km 정도 주행한 한 차주는 “엔진오일을 확인했는데 휘발유 냄새가 심하게 나서 1500km만에 엔진오일을 교환했다”면서 “이후에도 동일한 증상이 발생했는데 화재 위험이 있을 것 같아 불안하다”고 밝혔다. 또한 “서비스 센터에 엔진오일 이슈를 언급했지만 ‘본사에서 특별한 지시가 없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덧붙였다.차주들의 불만은 청와대 청원으로도 이어졌다. 지난 14일 ‘싼타페·쏘렌토 1.6터보 HEV 엔진오일 증가에 대한 명확한 답변과 성실한 대책마련을 촉구합니다’ 제목의 청원은 20일 오전 기준 8000명에 육박하는 인원이 참여했다.청원자는 ▲현대차, 기아가 이번 문제에 대한 납득할 수 있는 해명 ▲해당 차량 소유주에 엔진오일 무상 교환 및 엔진 보증기간 연장 ▲해당 차량 계약자에게 문제를 공지하고 완전히 해결될때까지 출고 연기 ▲회사 홈페이지에 해당 문제 공시 및 조속한 해결 약속 등을 요구했다.차량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못하면서 싼타페·쏘렌토 HEV 모델 계약을 포기하거나 가솔린 또는 디젤 모델로 계약을 변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쏘렌토 HEV는 18개월 이상, 싼타페 HEV도 12개월을 기다려야 신차 출고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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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쏘렌토 HEV를 계약한 한 차주는 “8개월 넘게 기다려서 출고일을 앞두고 있다”면서도 “불안해서 출고를 취소할 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현대차·기아는 해당 사안을 인지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내로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동절기 등 엔진이 충분한 온도로 상승하지 않은 조건에서 연료가 분사될 경우 일부 기화되지 못한 연료가 오일팬 내부로 유입되는 현상이 일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고객 불편을 최소화 하겠다”고 답변했다.현대차와 기아는 빠르면 내달부터 전자제어장치(ECU) 업데이트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 공지가 되지 않았지만 일부 차주들은 ECU 업데이트에 대한 내용을 전달받은 상황이다.한편, 박병일 명장(카123텍 대표)은 ECU 업그레이드에 대해 “현대차와 기아가 ECU 설정을 변경해 엔진오일 이슈를 해결하려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다만 이 경우 차량의 최적 세팅이 변하기 때문에 엔진오일 문제를 잡더라도 연비나 차량 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