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일 자동차 관세 구체화한국GM 90% … 타격 불가피美 본사 피해로 번지나 … 국내 철수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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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쉐보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 도입 시점을 구체화하면서 한국 자동차 업계가 비상이 걸린 가운데 일각에선 GM 한국 사업장(이하 한국GM)이 국내 자동차 업체 중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한국GM은 국내 생산의 90%를 미국으로 수출할 정도로 북미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관세 부과 시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로 내몰릴 수도 있다는 우려다.17일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상호관세 부과 결정을 재확인한 뒤 "우리는 관세보다 훨씬 더 가혹한 부가가치세 시스템을 사용하는 나라들을 (대미) 관세를 가진 나라와 비슷하게 여길 것"이라고 밝혔다.앞서 상호무역 관세를 매길 땐 교역 상대국의 관세뿐 아니라 비관세 장벽과 환율 정책, 미국 기업의 진출을 막는 불공정 규제를 반영하겠다고 한 데 이어 부가세를 적시한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지난 14일에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4월 2일에 자동차 관세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는 4월 1일께 조사를 완료하고, 2일부터 자동차 관세의 날로 정한다는 방침이다.자동차 업계에선 지난해 미국 자동차 수입 시장에서 사실상 1위 국가에 오른 한국이 이번 관세 부과에 따른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오는 3월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와 더불어 4월 상호관세를 시행하면서 한국을 겨냥한 '트럼프표' 관세 위협이 커졌다는 분석이다.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347억 달러(약 50조 원)로 전체 대미 수출의 27%(1위)를 차지했다. 미국 시장 자동차 수출에 차질이 생기면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한 대미 수출에도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특히 국내 생산의 약 90%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GM의 경우 국내 자동차 업체 중 가장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GM은 한국 공장에서 뷰익 앙코르 GX 및 뷰익 엔비스타 크로스오버,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등을 생산하고 있다.실제 한국GM의 미국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과거 대우자동차 시절부터 구축한 부품 생태계 등 국내 제조 기반을 바탕으로 대미 수출을 지난해 42만 대까지 늘렸다. 이는 회사 전체 수출분(47만4735대)의 90%에 육박한다.반면 내수 시장에서의 부진은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GM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전년 대비 35.9% 급감해 2만4824대에 그쳤다.관세 부과에 따른 대미 수출 판로가 막힐 시 회사 존립이 어려울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의 경우 미국 수출 의존도가 9할에 가까운 만큼 타사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라며 "보편관세가 매겨지면 한국GM 철수설이 다시 나올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라고 말했다.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부문에 대한 관세를 강행할 경우 GM 본사도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관세 부과 시 차량 가격이 상승할 것이고, 그에 따른 수요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GM 대미 수출 물량은 GM 미국 판매의 상당량을 차지할 것"이라며 "한국에 대한 자동차 관세 부과는 미국 본사에도 피해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다만 한국GM은 한국 시장 철수 계획은 없다는 방침이다. 오히려 부진한 내수 판매량을 회복하기 위해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고, 자율주행기술 등 신기술 도입을 위한 투자도 단행하겠다는 입장이다.한국GM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 최적화된 투자 계획을 세워 미래를 위한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