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특별법 제정호재에 1기 두달새 시총 0.3%↑2기, 고점인식 확산에 매수세 주춤…하락거래 속출"가격급등 따른 피로감…가격조정 당분간 지속" 전망
  • ▲ 동탄역 인근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 동탄역 인근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1기신도시 재정비를 위한 특별법 제정이 공식적으로 발표되면서 주택가격이 대선전에 비해 크게 올랐다. 반면 2기신도시는 지난해부터 지속된 집값급등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상반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6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말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1기신도시 아파트 시가총액은 모두 145조7663억원으로 대선직전인 2월말 145조2789억원에 비해 0.33% 증가했다.

    같은기간 서울아파트 시총이 1365조985억원에서 1366조9591억원으로 0.13% 늘어난 것과 비교해 증가폭이 배이상 늘어난 것이다.

    1기신도시 아파트 시총 증가폭은 용적률 500% 상향, 안전진단 기준완화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인 서울 재건축아파트 증가폭도 능가한다.

    서울 재건축단지 시총은 2월말 244조2011억원에서 4월말 244조6948억원으로 0.20%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1기신도시 증가폭에는 못 미쳤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같은 재건축 이슈지만 서울 재건축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저평가된 1기신도시에 투자수요가 대거 몰린 것으로 보인다"며 "분당내 일부 15억원이 넘는 단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하다는 점도 투자 문턱이 낮은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3일 1기신도시 특별법 제정을 국정과제에 포함하고 국토교통부는 특별법 제정시 즉시 마스터플랜을 마련키로 함에 따라 1기신도시 집값은 당분간 우상향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정과제 발표에 반색하는 1기신도시와 달리 2기신도시는 대선이후 집값이 주춤하거나 하향세다. 2기신도시가 포함된 양주시는 지난달 0.28%, 김포시 0.2%, 인천서구 0.08% 상승하는 데 그쳤고 화성시 0.26%, 수원영통구 0.02% 등은 하락했다.

    2기신도시는 아직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가능성이 없는 데다 집값 고점논란, 기준금리 인상 지속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거래 사례에서는 작년보다 억단위로 떨어진 거래가 적지 않다.

    화성 동탄신도시 '시범다은마을 삼성래미안' 전용 84㎡는 4월8일 7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층, 같은면적 아파트가 지난해 10월9일 8억1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8000만원 하락한 가격이다.

    '시범한빛마을 한화꿈에그린' 전용 109㎡는 4월3일 7억1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9월10일 9억2000만원보다 1억9000만원 떨어졌다.

    수원 광교신도시에서도 하락세는 뚜렷하다.

    '써밋플레이스 광교'에서는 3월12일 전용 116㎡(29층)가 15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8월 같은면적 매물(23층)이 17억4000만원에 거래된 것보다 1억6000만원 하락한 가격이다.

    'e편한세상 광교' 역시 3월14일 전용 101㎡(23층)가 16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4월 거래된 17억7500만원보다 1억2500만원 조정됐다.

    일선 지역 중개업소에서는 2기신도시 부동산시장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상황으로 가격조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A공인 대표는 "동탄역 옆에 있는 일명 대장 아파트들도 2억~3억원씩 가격이 낮아지고 있다"며 "주로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되고 있고 시장 자체가 하향하는 건 맞다"고 말했다.

    B공인 대표도 "지난해 전국적으로 가격이 오를 때 키재기하듯 올랐던 가격들이 지금은 조정국면에 들어선 것 같다"며 "급매 말고는 거래가 없고 주로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2기신도시 아파트가격은 추가로 하락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동탄, 광교 등 신도시 지역은 지난해 서울지역과 더불어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수요자들의 가격피로감이 누적된 분위기"라며 "최근 기대감이 높은 정비사업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이전만큼 인기를 끌지는 못하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부동산학)는 "2기신도시 아파트가격은 서울 일부지역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비쌀 정도로 급격히 올랐다"며 "교통과 거주 여건은 서울과 비교할 수 없고 공급 역시 많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향후 금리 인상까지 예고된 만큼 당분간 가격 조정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