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K TV 출하량 35만대...전체 TV의 0.15%"4K로 충분"...8K 콘텐츠 개발 수요 낮아 더딘 성장 이어져8K시장 점유 1등 삼성 높은 해상도 보다 '8K 전환 기술' 집중 마케팅
  • ▲ 삼성 네오 QLED 8K ⓒ삼성전자
    ▲ 삼성 네오 QLED 8K ⓒ삼성전자
    삼성이 주도하고 있는 8K TV시장이 좀처럼 기지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처음 출시됐을 때보다 8K 기술에 대한 인지도도 높아지고 가격도 낮아졌지만 결정적으로 제대로 즐길 수 있는 8K 콘텐츠가 없다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6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8K TV 출하량은 총 35만 대 수준으로 전체 TV 출하량의 0.15%에 불과했다.

    지난 2018년 삼성이 8K TV를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개화된 8K 시장은 이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오긴 했지만 여전히 점유율은 0,1%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8년 1만8600여 대 수준이었던 8K TV는 2019년 11만8500여 대, 2020년에는 30만 200여 대로 폭풍 성장을 이어오다 지난해부터는 성장세가 다소 꺾인 모습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점유율 65%로 8K TV 시장을 이끌었지만 출하량은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1등 삼성이 주춤하자 전체 8K TV 성장세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8K TV 성장에 대한 전망치도 과거 대비 하향됐다. 옴디아는 당초 오는 2026년까지 900만 가구에 8K TV가 보급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최근 이 같은 전망을 270만 가구로 대폭 낮췄다.

    출시 초기만 해도 8K 기술이 현존하는 TV 화질 기술 중 단연 압도적이긴 하지만 높은 가격이 걸림돌이었다. 이후 가격을 낮추기 위한 8K 제조사들의 노력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1000만 원 초반대로도 8K TV를 살 수 있을 정도로 가격 허들은 낮아졌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출시한 네오(Neo) QLED 8K TV 출하가를 지난해 대비 10% 낮춰 85형부터 75형까지 모두 1000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 처럼 낮아진 가격 허들만으로는 8K 수요를 다시 끌어올릴 동력이 약한 것으로 옴디아는 분석했다. 결정적으로 8K 화질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 부족 문제가 출시 초기부터 이어지고 있다는게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8K 단일 방송 채널을 갖추고 있는 국가는 일본이 유일하다. 이외의 국가에서는 제대로 8K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방송이 없고 지난 2020년 도쿄 올림픽 이후 올림픽과 같은 대형 스포츠 경기 중계를 기점으로 8K 방송이 활성화될 것이란 믿음도 옅어졌다.

    화질도 좋고 가격까지 합리적인 4K TV로도 충분히 만족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8K 회의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수요가 따라주지 않으니 삼성을 제외한 후발업체들은 8K 신제품을 내놓고 마케팅을 펼치기엔 여력이 없는 상황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반면 삼성은 8K 시장을 리드하고 있기 때문에 이 리더십을 계속 이어가며 본격적으로 8K 콘텐츠가 활성화되는데도 주도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글로벌 8K 콘텐츠 연합도 삼성 주도 하에 속속 가입 주체가 확대되고 있다.

    삼성은 올해도 8K 마케팅에 힘을 준다. 콘텐츠가 부족한 8K 시장 상황을 감안해 삼성 8K TV만이 선보일 수 있는 '8K 업스케일링'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5G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화질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퀀텀 프로세서 기술인 AI 업스케일로 풀HD나 4K 영상을 8K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