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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시행 8년-下] 길 잃은 단통법, 표류 장기화

폰파라치 제도 도입, 분리공시제 논의 등 ‘무의미’이해관계자 간 소통 단절, 소비자는 ‘자급제’ 이탈규제와 차별로 죽어나는 유통점... 결국 피해는 소비자 몫

입력 2022-05-17 14:20 | 수정 2022-05-17 14:43

▲ ⓒ뉴데일리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단통법)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소비자는 규제가 없는 자급제와 알뜰폰으로 이탈하면서 기존 유통채널의 피해만 커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13년 이동전화 불공정행위 신고포상제, 이른바 폰파라치 제도를 도입했다. 포상금액은 불법보조금의 경우 최대 100만원이지만, 신규 단말 출시 때 한시적으로 300만원까지 인상하기도 했다.

폰파라치는 신고를 통한 불법행위 적발 등 긍정적인 효과도 확인됐으나, 지난해 11월 전면 중단됐다. 신고 포상금을 노린 폰파라치가 성행하면서 2013년부터 2020년 10월 말까지 지급한 금액은 352억원이 넘었다. 불법보조금을 지급하는 유통채널은 단속을 피해 오픈채팅방과 사설 홈페이지 등 단속이 어려운 온라인 채널로 넘어가며 실효성이 떨어졌다.

이에 정부는 2014년 단통법을 내놨지만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속에 2017년 일몰, 폐지됐다. 이후 단통법 개정안 필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추가지원금 상향 외에 분리공시제 논의가 지속됐다. 분리공시제는 제조사와 통신사 보조금을 분리해서 보여주는 것을 의미하며, 단통법 원안에 포함된 바 있다. 하지만 분리공시제는 심의과정에서 제조사의 해외시장 형평성 우려로 도입이 무산됐다.

분리공시제는 판매 장려금 지급 구조의 투명성 확보와 관련돼 있다. 방통위도 분리공시제를 도입하면 휴대폰 가격 인하를 유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분리공시제가 현장 의견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채택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한편 단통법 개정안은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사에서 과방위 의원들의 반대로 본회의에 상정하지 못했다. 지난달 개정안 논의에서 정부안 등 의원 발의안 3건이 모두 보류됐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관계자는 “추가지원금 한도를 상향하면 이통사들이 공시지원금을 줄이고 이용자 차별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어 보류됐다”고 전했다.

이해당사자 간 논의는 정체돼 더 이상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유통협회만 차별의 부당함에 대해 비판하며 유통협회가 참여하는 규제개선위원회를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방통위 등 규제기관에 내온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까닭이다.

그 사이 소비자들은 기존 통신사를 통한 유통방식에서 제조사 중심의 자급제로 이탈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흥정에 가까운 구매방식 ▲통신사 정책에 따라 달라지는 가격 ▲고가 요금제, 부가서비스 가입 강요 등 기존 유통점의 판매 방식에 지쳤다고 말한다.

방통위의 규제는 전부 통신사 기반 유통대리점을 규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자급제는 규제 무풍지대다. 통신사를 통한 판매와 달리 자급제는 경품 가격에 단말기 금액에 따른 상한선도 없다. 유통대리점의 유통채널 간 차별 철폐 요구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자급제 단말기 판매가 활성화될수록 제조사 직영매장들이 기존 대리점을 흡수하고 있다. 중소 유통망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대형 유통망 위주의 이용자 차별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 유통망 위주로 재편될 시 가격 인하 유인이 없어지고, 소비자 접근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단통법 개정안의 방향성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개정안에 있어서 장려금을 늘리는 방향은 대규모 직영점 위주로 재편되고, 판매가 위축될 수 있다”며 “단통법의 정책적 목표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고, 실제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한 경쟁 강화 측면을 고려함과 동시에 제조사가 하나밖에 없는 상황에서 시장에 맞는 구조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음성화된 채널에 판매 장려금을 뿌린 통신사에 과징금을 매겨왔지만, 과징금으로 양성화 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그 규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시장 자체가 경직돼 있기 때문에 판매 채널이 음성화 되는 것이기 때문에 또 다른 규제를 통해 개선하겠다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했다.
김성현 기자 gfp@new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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