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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대기업 제한?... 티맵모빌리티, 대리운전 시장 잠식 논란

동반위 대리운전 중기적합업종 지정 권고안 발표, 대기업 점유율 총량제 폐지관제 프로그램 업체 바나플, 티맵모빌리티에 매각 예고전화업체·콜업체 구분 인수제한 본질 흐려...선수가 심판 매수하는 격

입력 2022-05-24 11:23 | 수정 2022-05-24 11:23

▲ ⓒ티맵모빌리티 공식 블로그

정부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지정하며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을 제한하고 나섰다. 하지만 티맵모빌리티 등 대기업의 대리운전 시장잠식 발판을 마련하는 내용이 포함돼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24일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는 대리운전업 중소기업적합업종 권고안을 의결했다. 권고안에는 대기업 점유율 종량제 폐지, 관제 프로그램 업체 인수 허용 등 내용이 담겼다.

동반위는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산하 민간 기관으로 기업 간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중기적합업종을 지정한다. 대리운전총연합회(이하 총연합회)는 지난해 5월 동반위에 대리운전의 중기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한 바 있다. 이에 동반위는 지난해 11월 총연합회, 카카오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 공익위원을 포함하는 조정협의체를 꾸려 의견조율을 진행해왔다.

권고안에 따르면 대기업의 신규 진입을 ‘상생’ 조건으로 허용한다. 대기업의 현금성 프로모션 활동과 전화 콜 업체 인수를 통한 확장을 제한했다. 하지만 대기업의 시장 점유율을 제한하는 방안은 제외됐고, 관제 프로그램 공유 또는 인수도 가능토록 했다.

총연합회 측은 중기적합업종 선정 과정에서 전화 콜과 앱 콜을 나눠 전화 콜만 중기적합업종으로 지정하는 데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한다. 대기업은 주로 앱 콜을 처리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논의가 반쪽짜리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동반위는 중소기업을 돕기보다 대리운전 업종에 진출하려는 대기업에게 정당성과 당위성만 부여했다며 비판했다.

총연합회서 우려하는 부분은 권고안에 점유율 상한제 누락보다 관제 프로그램 업체 인수 가능 부분이다. 그간 대기업에 시장 전체를 뺏기지 않았던 이유는 관제 프로그램에 배속된 업체들 간 네트워크가 더 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총연합회는 대기업과 관제 프로그램 간 연동을 결사반대해왔다.

티맵모빌리티는 이미 관제 프로그램 업체를 인수할 의향을 드러냈다. 업계 최대 대리운전 콜 관제 플랫폼 ‘로지’를 운영하는 바나플은 티맵모빌리티에 매각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매각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바나플의 자본금 규모는 20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총연합회는 권고안에 반발하는 한편 사업조정을 신청할 뜻을 나타냈다. 사업조정이란 중소기업의 심각한 경영상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일정 기간 대기업의 사업 확장 유예 또는 축소를 합의토록 정부가 중재하는 제도다. 사업조정에 들어가면 해당 건은 동반위를 떠나 중기부로 이관된다.

한편 동반위가 발표한 최종 조정안에 총연합회가 합의를 유보하자 권고안에 대한 세부사항을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현금 프로모션, 전화콜 중개 프로그램사 관련 내용은 총연합회와 티맵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 간 협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총연합회 측은 “타협점 도출을 위해 노력했지만, 일방적인 의사 진행으로 대기업 안이 수용됐다. 대기업의 관제 프로그램 연동 및 인수 허용은 선수가 심판을 매수하도록 종용하는 격”이라며 “대기업으로부터 대리운전 업체들이 일군 시장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gfp@new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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