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회 한일경제인회의 개최
  • ▲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30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제54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무협
    ▲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30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제54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무협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한일 양국이 시대적 전환기를 함께 극복하고 희망찬 미래를 열어가도록 양국 관계의 개선을 위해 우리 기업인들이 먼저 힘을 모으자"고 제안했다.

    3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구 회장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4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신정부 출범에 따른 새로운 한일관계의 이정표 확립'을 주제로 기조연설하며 이같이 밝혔다. 

    구 회장은 "디지털화 가속, 기후 변화와 탄소 중립,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가운데 글로벌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며 "한일 양국도 이런 변화의 흐름을 피해 갈 수 없고, 우리 경제인들도 세기적 전환기를 맞아 어떻게 대응할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전환기 과제를 대응하기 위해 한일 경제인이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무비자 방문제도를 복원하고 산업협력 분야를 글로벌 공급망, 신산업, 에너지 안보, 탄소 중립 등의 영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한일 양국이 수소와 암모니아 도입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만큼, 양국이 수소산업 육성을 위해 각각 운영하는 한국의 '수소융합 얼라이언스'와 일본의 '수소 밸류체인 추진협의회'가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 회장은"탄소중립 시대로 본격적인 전환을 앞두고 앞으로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는 한일 양국 간에 전력을 공유하는 것"이라며 "한일 양국이 '동북아 슈퍼그리드 구축'을 통해 동북아 역내에서 전력을 값싸게 주고 받을 수 있다면 이는 양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되고 나아가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구 회장은 한국과 일본의 정부와 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민관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과거의 장벽을 한꺼번에 허물기에는 경제인들만의 힘으로는 부족하다"며 "한일 양국의 민관협의체가 기업의 비즈니스 애로를 공유하고 공동으로 해결책을 모색한다면 이를 통해 양국의 신뢰를 회복하고 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한일 양국 사이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지만 과거의 상흔이 반세기에 걸쳐 축적해온 양국 관계의 성과를 원점으로 되돌려 놓을 수는 없다"며"비록 지금은 더디지만 한국과 일본이 멀리 함께 가는 진정한 동반자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일 경제인들은 정치적 갈등이나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양국 간 교류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1969년부터 해마다 한일경제인회의를 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