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승리… 금융 인사권 '힘'첫 단추 김주현 금융위장 인사정연수·이병래 금감원장 경합산은 회장·부산행… 충청권 은행 설립도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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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승리로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윤석열정부의 본격적인 금융권 인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전국 광역단체장 절반 이상을 휩쓴 만큼 대통령의 인사권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첫 단추는 금융위원장 인사다. 금감원장과 주요 국책은행장을 제청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가장 먼저 발표될 것으로 관측된다. 유력 후보로는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이 거론된다. 김 협회장은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선이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다.장관급인 금융위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이다. 국회 다수 의석을 장악한 민주당의 기세가 한풀 꺾인 만큼 임명 절차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인수위 출신인 김소영 부위원장 체제로 가동 중인데, 위원장 인선이 완료되면 추경호 경제 부총리와 함께 '경제원팀'을 이끌게 된다.김 협회장은 추 부총리와 행정고시 동기로 박근혜정부 출범 당시에도 금융위원장 후보로 꼽힐 만큼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중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재경부 금융정책실을 거쳐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를 모두 경험한 전문성을 높게 평가 받는다.정은보 금감원장의 사의로 공석이 된 금감원장 후임 인선도 임박했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장 청문 과정에서 고승범 현 금융위원장의 제청 형식을 빌려 임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거론되는 인사로는 정연수 전 금감원 부원장보와 이병래 한국공인회계사회 부회장이 있다. 검찰 공화국 비판을 받아 온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 출신 금감원장 임명을 강행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검찰과 모피아(경제관료집단)간 힘겨루기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윤석열정부 국제과제로 낙점된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추진할 후임 회장 인사도 관심사다. 부산 이전을 공약으로 내건 박형준 부산시장이 재선에 성공한 것도 후속 절차에 속도를 더할 전망이다. 다만, 산은 노조가 지방행을 격렬하게 반발하는 것은 신임 산은 회장이 짊어져야 할 숙제다.이동걸 산은 회장의 퇴임은 산은은 최대현 수석부행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 중이다.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됐던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은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부담스럽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국무조정실장으로 내정됐던 윤종원 IBK기업은행장도 남은 임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후속 인사 가능성이 거론된다.대전, 충남, 충청, 세종 지역을 석권한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후보들도 지방은행 설립을 한목소리로 공약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충청 지방은행 설립은 윤 대통령의 공약사항인 만큼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며 "본격적인 금융권 인사가 시작되면 대대적인 물갈이가 일어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