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증명·전세금반환소송 제기시 상대측 집주소 필수내용증명반송서류로 주민센터서 집주인 초본발급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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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원구 중계동 A아파트 전세입자인 B씨는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전세보증금 3억원을 떼일 위기에 처했다. 지방에 거주중인 집주인 대신 공인중개사와 계약을 맺은 게 화근이 됐다. 청약에 당첨돼 전세보증금을 빼 잔금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집주인과 연락이 두절된 것이다.
이처럼 전월세계약시 세입자가 집주인 주소를 모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한 건물에서 세입자와 집주인이 함께 거주하는게 아닌 빌라나 아파트라면 흔히 겪는 일이다.
다만 세입자가 집주인 주소를 모른 채 그냥 넘어간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전세금을 돌려받기 힘든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세보증금반환소송 등을 위해선 집주인 주소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부동산전문 법률가들은 현행법상 큰 문제는 되지 않지만 추후 소송을 제기할시 시간이 지체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엄정숙 법도종합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전월세계약을 맺을 때 집주인 주소지가 계약서상에 나와 있지 않아 한 건물에 거주하지 않는다면 모르는 게 당연하다"며 "세입자가 정상적으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았다면 집주인 주소지를 모른다고 해서 법률상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다만 "계약상 문제가 발생해 집주인에게 내용증명을 발송하거나 전세금반환소송을 제기할 때 집주인 주소지를 모른다면 시간이 지체되는 단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
전세금반환소송이란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집주인을 상대로 세입자가 제기할 수 있는 소송으로 평균 소송기간은 4개월 남짓 소요된다. 반면 내용증명은 개인 및 기업간 채권, 채무에 관련된 이행사항 등 득실변경을 문서화하는 것으로 우편물 등본에 의해 증명하는 제도다.
따라서 세입자가 집주인 주소를 모르거나 알고 있었던 주소지와 다르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내용증명은 상대방(집주인)이 받아야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엄 변호사는 "내용증명은 전세계약이 끝날 때쯤 집주인에게 계약갱신거절과 전세금반환을 요구할 때 사용된다"며 "물론 전화나 메시지 등으로 의사표시를 해도 되지만 집주인이 연락두절일 경우 세입자 의사가 집주인에게 도달되지 않는다면 계약해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계약해지가 되지 않는다면 전세금반환소송도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세입자가 전세금반환을 요구하거나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선 먼저 전세계약이 해지돼야 하지만 집주인에게 의사가 전달되지 않아 계약해지권에 문제가 발생해 전세금반환소송도 지연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세입자는 주민센터에서 집주인 주민등록초본을 떼면 된다.
엄 변호사는 "세입자는 임의로 알고 있는 주소로 먼저 내용증명을 보내고 반송된 증명서 봉투와 원본, 신분증, 임대차계약서를 갖고 주민센터를 방문해 집주인 초본을 발급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민센터 측에서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거부당할 수도 있다. 이럴 땐 공시송달 절차를 밟으면 된다. 공시송달이란 문서를 받을 사람주소를 알 수 없는 경우 법원에서 법원게시판에 게시하거나 대법원규칙에 정한 방법으로 당사자에게 전달되도록 한 절차다.
엄 변호사는 "만일 주민센터 측에서 집주인 주민등록초본 발급을 거부하면 법원에 의사표시 공시송달을 신청하면 된다"면서 "이후 법원에서는 세입자에게 주소보정명령서를 발부하게 되고 세입자는 이를 주민센터에 제출하면 된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