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AA+ 3년물 연 4.4%…10년來 최고1년 이내 CP·전자단기사채 38조조달비용 증가→수익성 하락→대손비용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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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카드사 자금 조달 여건도 악화하고 있다.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일주일새 0.45%포인트(p) 급등하며 4.4%까지 치솟았다. 카드사들은 단기자금 비중을 높이며 조달로를 다변화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상환이 겹칠 경우 유동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신한·KB국민·삼성카드가 찍어내는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연 4.407%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인 지난 9일 연 3.958%과 비교해 0.449% 급등했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 7일 10년만에 처음으로 4%를 돌파한 후 보합세를 유지하다 다시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채권시장이 '발작'한 탓이다. 게다가 미 연방준비위원회(Fed)가 지난 15일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p까지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연준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씩 인상하는 빅스텝을 22년만에 단행한 후 또다시 한달만에 자이언트스텝을 결정한것이다. 이에 미국 국채 금리가 올랐고 국내 국고채와 여전채 금리 상승으로까지 이어졌다.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영업에 필요한 자금의 70% 가량을 여전채에 의존하는 카드사는 이 같은 시장 상황이 달갑지 않다. 채권금리 인상이 조달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이니 만큼 수익성, 유동성 관리에 어려움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의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 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카드사의 기업어음(CP)발행은 2조9850억원으로 연초 9000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었다.특히 단기자금 조달이 급증했다. 올해 1분기 7개 전업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우리·롯데·하나카드)의 만기 1년 이내 기업어음(CP)·전자단기사채 발행액은 38조원에 달한다. 2020년과 비교하면 62% 증가한 규모다.
특히 전자단기사채는 만기 1년 이하 단기자금을 전자방식으로 발행하는 전자증권이다. 발행 절차가 간편한 것이 장점이다. CP도 여전채보다 발행절차가 간편하다. 1년 미만의 단기 CP와 전단채는 만기가 짧아 금리도 낮다.
다만 자금을 빌려 영업하는 영업구조상 조달비용이 계속 증가하면 유동성 악화는 피할 수 없게 된다. 코로나19 장기화,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금융 변동성이 심해질 경우 자금상환에 대한 리스크는 더 증폭될 수 있다. 지난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도 과도한 단기차입 규모로 인한 유동성 경색이 주요 원인이었다.
게다가 조달비용 확대는 카드사의 수익성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과거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등 부정적인 환경에도 불구하고 카드사가 우수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조달금리 하락의 영향이었다.
업계 한 전문가는 "향후 금리상승이 지속되는 경우 카드사들은 수익성을 보완하기 위해 단기조달 비중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며 "조달비용 상승, 대손비용 증가 가능성 등이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