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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공포] '빅스텝' 피할 수 없다… 한은 외통수

내달 0.5% 빅스텝 불가피8, 9, 10월 연속 인상 전망… 연말 3%8월 전세갱신 종료, 9월 코로나 금융지원 부담

입력 2022-06-16 09:31 | 수정 2022-06-16 11:26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뉴데일리

미국의 예상을 뛰어넘는 초강력 긴축행보에 한국은행이 코너에 몰렸다. 기준금리는 벌써 따라잡혔는데 미국 중앙은행은 다음달 또다시 대폭 올리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은 15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 올린 1.50~1.75%로 발표했다. 한번에 금리를 0.75%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은 1994년 이후 28년만이다. 이로서 한미 기준금리는 1.75%로 맞붙었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은 1996년, 2005년, 2018년 등 총 3차례 벌어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격적인 확장재정정책이 있었던 2018년 외에는 IMF 외환위기, 서브프라임사태 등 굵직한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급격한 외화 유출과 성장위축으로 들어설 가능성이 커진다.

연준은 앞으로 몇차례 더 자이언트스텝 또는 빅스텝(0.5%p 인상)을 밟을 전망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계속되는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오늘 관점으로 볼 때 다음(7월) 회의에서 50bp(1bp=0.01%p) 또는 75bp 인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다음달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을 한차례 더 밟으면 한미 금리는 역전된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를 보면 올해 말 금리수준은 3.4%로 전망된다. 골드만삭스는 8월 75bp, 9월 50bp, 11월 25bp, 12월 25bp 인상을 전망했다.

통화방향을 결정하는 한국은행은 비상이 걸렸다. 금리역전이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예상이 빗나가면서 금리인상 압박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내달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스텝 가능성이 유력해보인다. 한은이 빅스텝을 밟는 것은 사상 초유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연말 기준금리 3.4%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인상 속도가 빠른 것은 사실"이라며 "금리 자체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외환, 채권 시장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서도 "다음 금통위 회의까지 3~4주 남아 있어 그 사이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시장 반응을 통해 결정하겠다"고 거리를 뒀다. 이달 중 임시 금통위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려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은의 조심스러운 반응에도 시장은 빅스텝을 선택이 아닌 의무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베이비스텝(0.25% 인상)을 고수한 한은의 선택지가 사라졌다는 평가다. 올해 남은 금통위 회의 4차례 모두 0.25%p씩 올린다 해도 연말 기준금리는 2.75% 수준으로 미국 3.4%에 미치지 못한다.

부쩍 줄어드는 외환보유액도 문제다. 금리역전으로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화가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도 떨어지는 현상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외환보유액은 4477억1000만 달러로 3개월 연속 감소했다. 특히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유가증권이 73억3000만 달러 유출됐다.

금리인상이 부담스러운 지점도 작지 않다. 자칫 물가는 잡지 못하고 성장만 둔화되는 스테그플레이션 우려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에서 2.7%로 끌어내리면서 물가전망치는 3.1%에서 4.5%로 대폭 상향했다. 이 총재도 "인플레이션이 진정됐을 때 한국, 태국, 중국 등 인구 고령화 문제에 직면한 일부 신흥국에서 저물가, 저성장 환경이 도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줄줄이 오른 대출금리에 자영업자 연쇄 도산도 불가피해 보인다. 오는 9월 코로나 금융지원이 종료되면 만기 및 상환이 유예됐던 대출금 상환이 시작된다. 하지만 지난달 개인사업자 대출은 2조원 늘어나 빚으로 빚을 막는 현상이 가속화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8월 시작되는 전세갱신권 만료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서 주택난이 벌어질 가능성도 작지 않다.

한은은 이날 오전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연준의 금리인상이 미칠 영향을 논의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보는 "연준이 물가안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표명한 것은 빠른 물가상승세에 대한 시장 우려 및 정책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의도로 평가된다"며 "그러나 미국 인플레이션 및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매우 높은 상황이어서 국내외 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면서 정부와 협력하여 추가적인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안종현 기자 ajh@new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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