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와 8조원 규모 장기공급 계약… '역대 최대'경쟁력 유지 위한 추가 투자 부담 불식시킬지 관건7월 예비 입찰 거쳐 8월 최종 인수자 결정할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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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을 추진하는 일진머티리얼즈가 8조원 규모의 동박 장기 공급 계약에 성공하며 인수 후보들의 관심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일진머티리얼즈에 따르면 삼성SDI에 올해부터 2030년까지 8조5262억원 규모 이차전지용 동박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는 삼성SDI의 이차전지용 동박 물량의 60%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일진머티리얼즈의 지난해 매출 6889억원의 12배를 웃도는 규모다.
일진머티리얼즈는 허재명 대표의 지분 53.3%가 최근 매물로 나오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업계에서는 인수가로 3조 원 안팎이 거론됐지만 매각 소식이 알려진 이후 주가가 급락하고, 향후 공장 증설에 대한 추가 투자가 부담되며 인수가액이 너무 비싸다는 지적을 받았다.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수요에 맞춰 일진머티리얼즈의 주력인 동박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인수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컸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계약으로 예비 입찰 전 일진머티리얼즈의 가치에 대해 재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매각 소식이 알려진 직후엔 삼성SDI, LG화학, 롯데케미칼, SK, LX, 코오롱 등 국내 대기업과 글로벌 화학기업, 사모펀드 등이 인수 후보로 물망에 올랐지만, 현재까지 후보로 언급되는 곳은 LG와 롯데 정도다.
대부분 비싼 매각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투자와 사업의 시너지를 고려해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형 계약을 통해 일진머티리얼즈에 대한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해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편, 일진머티리얼즈는 7월 예비 입찰, 8월 인수자 결정이 예정된 상태다. 지난 23일 공시를 통해 "회사 최대주주는 매각 주간사를 선정해 일부 원매자에게 지분매각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전략적 검토를 진행 중"이라면서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일진머티리얼즈는 구체화 시점 또는 3개월 이내 재공시하겠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