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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와 포용' 동시 꺼내든 금감원장…증권업계 긴장 지속

증권사 건전성·유동성 리스크 및 철저한 외화유동성 관리 요구사모펀드 전수조사 역량 집중…라임·옵티머스 재조사 말 아껴업계 "예상보다 덜 강경…재무 건전성 사전 예방 숙제 떠안아"

입력 2022-06-29 10:09 | 수정 2022-06-29 10:13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권역 CEO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전일 금융투자업계와 처음 대면하는 상견례 자리를 가진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 원장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덜 강경한 어조의 입장을 내놨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 원장이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 관련 재조사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 이와 관련된 증권사는 일단 한시름을 놓게 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그가 증권사에 건전성·유동성 등 리스크 관리를 강조했다는 점과 사모펀드 전수조사와 같이 위험 요인이 내포될 수 있는 부분에 검사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금융투자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복현 원장은 전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금융투자권역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자본시장 현안을 점검했다. 

이날 이 원장은 증권사 CEO들에게 최근 심각성을 나날이 더하고 있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자본시장의 안정성 저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건전성과 유동성 등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단기시장성 차입으로 조달한 자금을 채권에 투자하는 조달과 운용 간 미스매칭이 존재하는 만큼, 유동성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그는 “금리상승으로 인한 보유채권 손실에 대비해 채권포지션 및 듀레이션 관리 등 건전성도 선제적으로 강화해달라”며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헤지 마진콜에 대비해 외화유동성 관리도 철저히 해달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다만 이날 개별 회사에 특정한 지표를 요구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부작용이 없다는 전제하에 금융기관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한편, 금융 전문가들과 함께 투자 안정화 조치를 적극 논의하겠다고 했다. 

그는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증시 안정을 위한 유동성 지원과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특정 정책에 대해 어느 시점에 쓰겠다고 밝히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증시 상황의 심각성은 함께 인식하고 공유해야 하지만 불필요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라며 “오늘은 유동성과 관련해 구체적인 숫자를 하나하나 언급하진 않았고, 개별적인 기준에 대해서는 금융기관들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 원장이 이전에 열린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다소 강경한 기조를 보인 만큼 금투업계도 긴장을 했었다”라면서도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포용적인 입장을 보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아랫줄 왼쪽 세 번째)과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금융투자업계 대표들이 2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권역 CEO 간담회를 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이 원장은 다만 사전 예방적 조사를 통해 내부자가 사익을 위해 회사나 투자자 재산을 활용하거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 거래는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아내의 명의로 지인 회사에 지분을 투자하고 해당 업체를 자신의 회사가 운용하는 펀드에 편입시킨 것이 알려진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원장은 그러나 “특정 회사를 염두에 둔 건 아니다”라며 “시장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 임직원의 내부정보 이용이나 불공정행위가 발생할 경우 금투업계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고 CEO들께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과거 사모펀드 재조사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앞서 취임 이후 ‘시스템을 통해 혹시 볼 여지가 있는지 잘 점검하겠다’라며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등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재조사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그는 이와 관련해선 “취임 직후 말했던 것은 원론적인 것이었다”라며 “사모펀드 관련 저희가 진행하는 전수조사 외에 특별히 지금 무엇을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등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된 증권사 대표가 참석하지 않은 점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특히 NH투자증권의 경우 국내 5대 초대형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간담회에 초대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들의 공통점은 라임·옵티머스펀드 사태의 중심에 선 증권사”라며 “특히 첫 간담회 자리에 업계를 대표하는 대형사가 배제됐다는 건 일반적인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투업계 CEO들은 최근 주가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반대매매 현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원장은 “반대매매는 기본적으로 시스템상 벌어지는 것이기에 할 수 있는 수단이 있는지 의구심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이 증권사뿐만 아니라 투자자나 소비자에 악영향을 끼친단 사실을 아시기 때문에 (금투업계 CEO들이) 그 사이 현안에 대해 정보를 공유해주셨고, 향후 어떻게 할지 말씀 주셨다”라고 덧붙였다.
홍승빈 기자 hsbrobin@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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