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불끄기 올인금리역전·환율불안… 긴급 처방3회 연속 인상도 처음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한국은행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 0.5%p를 한번에 올리는 빅스텝을 밟았다. 기준금리를 3회 연속 인상한 것도 사상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13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1.75%에서 2.25%로 뛰어올랐다.

    급격한 금리인상은 6%에 이른 국내 소비자물가상승률과 4%에 근접한 기대 인플레이션 등 가파른 물가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IMF 외환위기 당시 물가상승률을 위협하자 선제적으로 금리인상 폭을 올린 것이다.

    달러 강세가 이어진 것도 주효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초 1300원선을 넘어선 이후 지난 11일 1310원을 돌파했다. 외환당국의 개입에도 환율 상승이 그치지 않으면서 금리인상 속도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4월과 5월 그리고 곧이어 7월 회의까지 3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2008년 3월 기준금리 회의가 시작된 이후 수 차례 우려된 금융위기에도 없었던 사례다.

    시장에서는 올해 남은 세 차례 회의에서도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모든 회의에서 0.25%p씩 금리인상이 이뤄지면 연말 기준금리는 3.0%에 이르게 된다.

    금리인상에도 한미 금리역전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는 1.50~1.75%로 상단이 같았지만, 이날 한은의 빅스텝으로 0.5%p 벌어진 상태다.

    하지만 이달 연준도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이 예상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연준이 7월 회의에서 0.75%p 인상할 가능성을 90.6%로 봤다. 1%p 올릴 가능성은 7.6%에서 9.4%로 올랐다.

    한미 금리역전 현상은 1996년, 2005년, 2018년까지 총 3차례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단기간 역전만으로 자본 유출이 심화되진 않겠지만, 장기화될 경우 경제 펀더멘털에 타격이 올 것으로 내다본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외국인이 팔아치운 상장주식은 19조9040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외국인 상장채권 매매현황도 순회수로 돌아섰다.

    시중은행 한 채권 운용역은 "이미 환율과 채권금리에는 이번 빅스텝이 반영돼 있는 상태"라면서도 "올해 남은 금통위에서 몇차례 더 금리인상을 할 것이냐를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