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일·체결가격·타입·거래유형 적시동·층 물론 한자리 뺀 호수도 적나라매매·전세·월세 유형따라 색깔로 구분
  • ▲ 아파트정보플랫폼 아실 앱화면 캡처. ⓒ 뉴데일리
    ▲ 아파트정보플랫폼 아실 앱화면 캡처. ⓒ 뉴데일리
    "브랜드아파트 사는 아이들이 임대아파트 사는 친구들에게 휴거지, 전거지라고 놀려요."

    신도시 초등학교에 재직중인 교사의 하소연이다.

    그는 "아이들이 기사로만 접했던 '전(세)거지·월(세)거지'란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동급생들에게 쓴다"며 "브랜드아파트 학부모중에는 임대아파트와 학군을 분리해 달라는 민원을 넣기도 한다"고 씁쓸해 했다. 

    아파트정보플랫폼 '아실'이 주택 소유형태로 계급을 나누는 이른바 '빈자혐오' 현상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014년 12월 출시된 아실은 '아파트실거래가'의 줄임말로 웹사이트와 앱을 통해 부동산 빅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단순 아파트 실거래가 뿐 아니라 아파트 동·층·호수는 물론 소유형태까지 표시해준다는 점이다.

    실제 아실앱을 다운로드 받아 임의로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를 검색해 보면 그래프와 함께 화면 왼쪽상단에 최근 거래된 매매가와 전세가격이 나오고 화면을 아래로 내리면 거래현황을 볼수 있도록 돼 있다.

    거래현황표에는 계약 년·월·일과 함께 체결가격, 타입, 거래 동·층이 적시돼 있고 그중 체결가격을 보면 거래유형에 따라 매매는 파랑색, 전세는 빨강색, 월세는 초록색으로 구분돼 있다.

    이를 선택하면 실제 계약된 동과 층, 호수가 나온다. 그나마 호수는 끝자리가 '*'로 처리돼 있긴 하지만 계약날짜와 동·층·타입이 그대로 노출돼 유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동별보기'를 누르면 동별로 거래내역을 볼 수 있어 옆집 또는 이웃의 주택 소유형태를 가늠할 수 있게 돼 있다. 
  • ▲ 아파트정보플랫폼 아실 앱화면 캡처. ⓒ 뉴데일리
    ▲ 아파트정보플랫폼 아실 앱화면 캡처. ⓒ 뉴데일리
    아실에서 직접 초등생 자녀 친구의 집을 검색한 적이 있다는 40대의 한 학부모는 "머리로는 그러면 안된다는 걸 알지만 마음속으론 어쩔수 없는 것 같다"면서 "삶의 대부분을 의식주 해결하는데 사용하는 사람들은 자식교육이나 환경에 신경 쓸 겨를이 없어 자녀들을 보면 예의도 다르다"고 씁쓸해 했다. 

    또다른 미취학아동 부모인 아실 이용자는 "무주택자와 빌라, 임대주택에 사는 애들과 편 가르는 건 아니지만 일단 분위기 자체가 다르고 애들 교육이나 여가시간에 대한 부모태도가 하늘과 땅 차이"라며 "기본적으로 방치돼 있는 아이들이 많고 안 좋은 문화나 집단에 심하게 노출돼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동조했다.

    지난해 기준 아실의 누적다운로드 수는 250만회에 달하며 한달에 1회이상 접속하는 활성사용자 수도 45만~50만명에 육박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경제적 부의 크기에 따라 남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차별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아이들은 사고가 단순해 차별을 자제하지 못한다. 남을 무시하는 언사나 행위를 조심해야 한다고 가르쳐야 할 부모가 오히려 이를 하나의 문화로 여기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보제공도 좋지만 지나친 서비스로 인해 타인이 사생활을 침해당할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