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70% 이상 손실 알면서도 계속 판매“공소사실 인정 하냐” 질문에…장하원 “혐의 모두 부인한다”
  • ▲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 ⓒ뉴데일리 DB
    ▲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 ⓒ뉴데일리 DB
    '디스커버리 펀드'의 부실을 알고도 이를 판매해 투자자들에게 2천500억원대의 피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하원(63)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이상주)는 21일 오전 11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 대표와 디스커버리자산운용 관계자 2명, 법인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장 대표는 이날 공소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혐의를 모두 부인한다"고 답했다. 장 대표 측 변호인도 "공소사실 자체에 대해서 사실을 부인한다"면서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많다"고 주장하며 범행 사실과 의도를 모두 부인했다.

    장 대표와 같은 혐의를 받는 A씨와 B씨도 모두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디스커버리펀드가 부실 상태의 미국 대출채권에 투자한 사실을 숨기고 고수익 보장 상품이라며 투자자들을 속여 270여명에게 1천348억원 상당의 투자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장 대표는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미리 감지하고 2017년 8월쯤 조세 회피처에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대출채권 5천500만 달러를 액면가에 매수하는 방법으로 환매 중단 위기를 해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2018년 10월경 대출채권을 실사한 결과 70%의 손실이 났다. 장 대표는 나머지 원금 상환도 이뤄지지 않아 4천200만 달러 가운데 4천달러의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을 알면서도 펀드를 계속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2018년 10월부터 2019년 2월까지 1천215억원 상당의 펀드를 계속 판매했고, 판매액 전부가 환매 중단됐다.

    아울러 2019년 3월에는 미국 자산운용사 대표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사기 혐의로 고발당하는 등 투자금 회수의 어려움을 인지했음에도 132억원 상당의 펀드를 추가로 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해 5월부터 이 사건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고 지난 6월 본격 수사에 착수한 지 1년여만인 지난달 8일 장 대표가 구속됐다. 검찰은 지난 4일 장 대표를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