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3나노 출하식20년 1등 TSMC 꺾고 기술 리더 '우뚝''2030 시스템LSI 비전' 수립 후 첫 성과… 판도 변화 모멘텀 마련'수율 안정화·고객사 확보' 과제 남았지만… "성공 자체 의미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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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nm, 나노미터) 파운드리 공정 기반의 초도 양산을 시작했다. 경쟁사인 대만 TSMC 대비 업력이 절반 수준에 불과한 삼성이 파운드리 분야에서 처음으로 기술 주도권을 손에 쥐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아직 수율 안정화와 고객사를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있지만 3나노 시대의 포문을 연 삼성의 기술력에 박수가 쏟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삼성전자는 25일 삼성전자 화성 캠퍼스에서 3나노 반도체 출하식을 열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다. 이날부터 양산되는 제품은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GAA 방식이 적용된 것으로 파운드리 최신 공정인 3나노에 더해 GAA로 세밀한 제어가 가능해 반도체 효율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번에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3나노 출하에 나서면서 대만의 파운드리 기업 TSMC가 20년 가까이 독점했던 기술 리더십을 저지할 수 있게 됐다. TSMC도 이미 몇 해 전부터 3나노 양산을 준비해왔고 최근엔 그 시점을 올 하반기로 예정하며 삼성과 치열하게 경쟁해왔는데 결국 삼성이 반년 먼저 3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하며 파운드리 기술 선두 자리를 내줬다.반도체업계에선 양사의 기술력 차이 자체는 크지 않지만 지난 20년 간 파운드리 기술 철옹성을 구축했던 TSMC를 처음 넘어선 곳이 삼성이라는 점에 의미가 크다고 평한다. 1980년대부터 이미 파운드리 시장에 진출한 TSMC에 비해 지난 2004년 파운드리 사업을 분사해 본격 시장에 뛰어든 삼성은 업력 차이만 거의 20년에 가까워 사실상 비교가 어려운 수준이었다.이런 구조적인 한계를 뛰어넘고 삼성이 TSMC의 기술 주도권을 빼앗을 수 있었던 데는 지난 2019년 삼성이 '2030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 목표를 새롭게 세운데 있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 같은 목표를 세우고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만 향후 5년 간 수백조 원의 투자를 예고했고 그 중에서도 파운드리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해야만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우뚝 설 수 있다라는 일념 하에 준비했던 계획들을 하나씩 실천에 옮기고 있다.이번에 삼성이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성공한 것은 삼성이 시스템반도체 비전을 세운 후 처음 거둔 결과물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파운드리처럼 기술 뿐만 아니라 규모나 설비, 고객군 확보 등에서 두루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에서 우선적으로 기술력 확보에 주력해 1위 업체의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는 것만으로도 파급 효과는 엄청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일각에서는 삼성이 3나노 양산에는 성공했지만 경쟁사와 기술력 차이가 크지 않고 결정적으로 수율이나 고객사 확보 이슈에서 아직 TSMC를 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삼성은 3나노 양산에 성공한 이후에도 이 같은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있고 앞으로 3나노 시대가 완전히 도래하게 됐을 때도 이런 문제들을 얼만큼 해결했느냐가 양산 이후 성패를 판가름할 중요 잣대로 작용할 전망이다.하지만 파운드리업계에선 삼성이 이번에 어찌됐든 압도적으로 앞서나가고 있는 경쟁업체를 따돌리고 3나노 양산에 가장 먼저 성공했다는 점 자체만으로도 업계 판도를 뒤집을 수 있다는 높은 가능성을 보여줬다는데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파운드리업계 관계자는 "다소 폐쇄적이고 경쟁구도가 단순한 파운드리 시장에서 2위인 삼성이 수년째 압도적으로 1위를 점하고 있는 TSMC를 기술에서 넘어섰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라며 "수율 문제에는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고 고객사 확보 등에도 아직 구조적인 문제가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현재는 기존 고객사였던 곳의 물량을 3나노 공정으로 양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여기에 앞선 기술력을 내세워 새로운 고객사 확보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특히 고객사에 최적화된 소비전력과 성능, 면적(PPA), 극대화된 전성비(단위 전력당 성능)를 제공해 차세대 파운드리 서비스 시장을 주도해간다는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