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으로 선박 건조 공정 1~5주 가량 밀려납기 늦어져 누적 지체보상금 271억원 발생주말·여름휴가 반납…납기일 준수에 사활
  • ▲ 5주 만에 진수작업이 재개된 경남 거제 조선소 1도크. ⓒ대우조선해양
    ▲ 5주 만에 진수작업이 재개된 경남 거제 조선소 1도크. ⓒ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가 여름휴가 기간임에도 휴가를 반납하고 특근을 이어가고 있다. 51일간의 하청노조 파업으로 밀린 공정을 따라잡기 위해서다.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옥포조선소 1도크(선박 건조장)는 최근 일부 하청 노조원의 점거 농성으로 선박 건조 공정이 5주 가량 지연됐다. 2도크와 안벽에 계류 중인 일부 선박도 1~4주 가량 조업이 밀린 상태다.

    대우조선은 지난 22일 파업이 끝나자마자 주말도 없이 밀린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우조선은 파업 종료 다음 날인 지난 토요일 1도크에 있던 30만톤급 초대형 원유운반선의 진수(배를 물에 띄우는 작업)을 마무리 짓고 일요일에도 일부 직원들이 출근해 2도크 선박 진수 작업 준비에 나섰다.

    대우조선은 이날부터 2주간 여름휴가 기간이지만 밀린 공정을 만회하기 위해 70% 이상 직원이 휴가를 반납하고 정상 근무 중이다. 협력사도 정상 근무하며 8월 첫째 주만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지연된 생산 공정을 만회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투입하고 납기 일정 준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8일부터 이어진 점거 농성으로 대우조선은 창립 44년 만에 처음으로 진수 작업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특히 생산시설인 도크 점거로 조업이 중단, 납기일이 지연되면서 배를 발주한 선주사들의 신뢰도 훼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파업 이전까지 대우조선은 납기 준수율 100%를 지켜왔다. 

    선주와의 계약 내용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조선소 측에서 귀책사유가 발생해 인도가 지연될 경우 많게는 하루 수억원의 지체보상금을 물어야 할 수 있다. 대우조선 측에 따르면 현재까지 발생한 지체보상금 271억원 수준이며 파업으로 진수 작업이 밀린 선박은 모두 3척, 납기가 임박한 선박까지 포함하면 총 11척이다.

    대우조선 입장에서는 배상금 등 납기 지연으로 인한 추가 손실을 막고 선주의 신뢰 회복을 위해선 납기일 준수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

    지난해 1조547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대우조선은 지난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546.6%에 달한다. 여기에 이번 파업으로 인한 매출 손실만 8000억원을 넘기면서 재무상황이 악화일로를 걷는 모습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대우조선의 방산부문과의 분할 매각 가능성을 제기하는 등 여러 매각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 같은 가능성에 대해 “현재 방산부문 분할 매각을 포함한 어떠한 방안도 현재까지 논의된 바 없다”며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회사 경영에 어려움을 가중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