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기아 2분기 역대급 실적잔치같은기간 부품업계 이익률 크게 떨어져판매량 부진, 원자재, 물류비 상승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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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현대차와 기아는 모두 실적 잔치를 벌였다. 2분기 현대차의 매출액은 35조9999억원, 영업이익은 2조9798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18.7%, 58.0% 늘어났다.
같은 기간 국내외 판매량은 5.3% 감소했지만 3조원에 가까운 역대급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 기아도 판매량은 줄었지만, 실적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매출액 21조8760억원, 영업이익 2조2341억원을 달성하며 전년동기 대비 각각 19.3%, 50.2% 실적이 개선됐다. 같은 기간 판매량은 2.7% 줄었음에도 기아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2조원대를 돌파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량 부진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SUV, 전기차 등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차량에 판매 역량을 집중한 점이 꼽힌다. 덜 팔았지만 비싼 차를 파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반도체를 포함한 부품공급 차질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 믹스 개선을 통한 점유율 확대로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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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부품사들은 2분기 실적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현대모비스는 2분기 매출액 12조3081억원, 영업이익 4033억원을 기록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친환경차에 생산역량을 집중하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9.7% 늘며 외형을 키웠지만, 영업이익은 28.4% 급감했다.자동차 부품업계 특성상 원재료 가격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구조일뿐 아니라 판매물량 감소에 따른 물류비 등 고정비 부담이 커진 탓이다.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부품업계는 지난해 3분기에는 반도체 부족으로 완성차 생산 차질이 심화하면서 매출 회복이 제약됐다"며 "4분기부터는 매출 증가에도 원재료비 및 운송비 등의 비용 부담이 가중되며 수익성이 지속해서 저하되는 추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원가 부담이 늘며 팔아도 남는 게 없어지자 급기야 부품업체가 공급을 중단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앞서 지난 20일 한국지엠은 부품을 납품하는 이래AMS의 공급 중단 등으로 인해 부평, 창원 공장의 가동이 중단됐다고 밝혔다.이래AMS는 구동장치, 제동 및 조향장치, 전기차 제어장치 등 자동차 부품 및 모듈을 생산하는 업체다. 한국지엠뿐 아니라 현대차기아, 쌍용차, 르노코리아 등 국내 주요 완성차업체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해당 업체는 한국지엠에 부품단가 인상을 요구하며 부품공급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이래AMS의 매출은 연결기준 3506억2121만원이다. 그중 매출원가가 3491억4173만원으로 원가율 99.5%를 기록했다. 외형은 크지만, 매출총이익(매출-매출원가)은 14억7948만원에 불과한 셈이다. 여기에 판매관리비로 매년 400억원 이상의 지출이 발생하며 지난 2018년 이후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이다.한국지엠과 이래AMS의 협상이 타결되면서 양 사간 갈등은 일단 진화되는 모양새다.하반기 부품업계에 대한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상반기와 비교하면 차량 생산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원자재, 물류비 등의 불확실성이 아직 상존하기 때문이다.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에는 생산량이 판매량을 따라잡으며 가동률이 소폭 개선됐다”라면서도 “문제는 원가다. 2분기까지 핵심 원재료들의 상승세가 지속됐고 물류비 역시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