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개선과 함께 수입부담 커지는 점 고려해야부품업계 특성상 원자재값 민감도 높아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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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400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자동차 부품업계의 하반기 실적에 먹구름이 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상승이 지속할 경우 자동차 부품업의 하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1.8%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전체 업종 평균 감소폭인 9.5%를 상회할 뿐 아니라 다른 업종들과 비교해도 가장 하락폭이 큰 수치다. 특히 대기업과 비교해 환율 리스크 헤지가 어렵고 내수 판매 비중이 높은 중소 부품업체들은 어려움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원료 수입비중이 높은 자동차 부품업계의 3분기 BSI(경기전망지수)가 68로 집계돼 업종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BSI 는 100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실제로 자동차 부품업계는 고환율 현상이 반갑지 않다. 환율에 따른 수출 개선효과도 있지만 부품 제조를 위해 수입하는 원자재나 운송비 등의 부담이 더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완성차가 차값 인상으로 어느 정도 부담을 덜어낼 수 있는 것에 비해 부품업계는 상쇄할 수 있는 요인이 없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고환율이 유리하다는 단순한 공식이 적용되기 보다는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며 "환율과 함께 물류비, 원자재 및 부품 가격 상승, 수요 둔화 등의 다양한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현대모비스는 지난 2분기 매출액 12조3081억원, 영업이익 40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19.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8.4% 줄었다. 같은기간 HL만도(구 만도)도 매출은 12.9%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40.4% 감소했다.두 기업 모두 2분기 외형을 키웠음에도 원자재값, 물류비 상승 등의 여파가 수익성 악화에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 같이 자동차 부품업계는 원자재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업종으로 꼽힌다. 강달러 현상에 따른 수입 부담이 하반기 실적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국내에서 부품 원자재가 생산되는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환율 상승에 따른 부품업계 전반의 수입부담이 커질 것으로 본다”며 “완성차업계와 비교해 부품업계의 환율 리스크가 더 높을 수 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
다만, 주력 제품에 따라 강달러의 수혜를 받는 일부 부품사도 있다.
현대위아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년동기대비 17.6% 늘어난 531억을 기록했다. 주력 제품인 사륜구동·등속조인트 등의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업체별로 상황이 다르겠지만 당사는 원자재 수입비용 보다 수출효과가 훨씬 크다”며 “주력부품 등속조인트 등의 수출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강달러 기조가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