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지분 매각 검토 일시적 중단IPO·투자금 반환 문제, 사회적 책임 이행 '상충'상장 어려워 매각 우회, 관철할 '묘수' 궁리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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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카카오가 모빌리티 지분 매각을 두고 고민이 커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이하 CAC)에 지분 매각 검토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근로자 대표와 경영진으로 구성한 ‘모빌리티와 사회의 지속 성장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새로운 성장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다.

    공시를 통해 ‘지분 10%대 매각을 통한 2대주주로의 전환’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카카오도 한발 물러섰다. 카카오 CAC는 모빌리티 측 제고 요청에 공감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매각을 유보한 것도, 매각을 유보한다고 결정한 것도 아니다”라며 “매각에 대한 검토나 논의가 잠깐 멈춘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는 경영진이 지분 매각을 강행하는 데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노조를 주축으로 안팎에서 매각을 반대하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직원을 비롯한 구성원 반발이 거세지고 있고, 플랫폼 노동자들은 카카오가 약속한 사회적 책임 이행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모펀드 매각 반대 움직임은 격화하는 양상이다. 카카오 노조를 비롯한 플랫폼 노동자들은 거리로 나와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25일 오전 카카오가 모빌리티 매각 논의를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결의대회는 그대로 진행됐다.

    결의대회서는 ‘카카오는 먹튀 매각을 그만하고,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라’는 구호가 나왔다. 카카오 노조 관계자는 “사모펀드에 모빌리티 매각이 무산되지는 않았지만, 지금이라도 사회적 책임 이행을 논의하는 것은 다행”이라며 “소수에 이익을 집중시키는 사모펀드 매각을 막아내겠다”고 피력했다.

    하지만 카카오는 지분 매각 카드를 쉽게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는 시장 상황과 ‘쪼개기 상장’ 비판 여론으로 인해 기약없이 미뤄져왔다.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상장을 통한 투자금 회수를 약속했지만, 이행이 어려워지자 차선으로 매각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택시 대란 관련 모빌리티 규제 완화 움직임으로 인해 사업자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정부는 심야 택시 대란을 해소하고자 탄력요금제 도입과 택시 공급 확대 방안을 검토중이다. 당분간은 택시 공급의 키를 쥔 카카오가 정책에 편승하고,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모습을 보이며 비판을 우회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모빌리티 지분 매각 추진 사실을 인정한 만큼, 중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과 내부 구성원 반발에 따라 매각 논의는 잠시 중단한 상태”라며 “카카오는 소강상태에 논란을 잠재우고 모빌리티를 매각할 묘수를 궁리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