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B·하나證·신한금투 등 실적 반토막브로커리지 수익 축소·채권운용 손실 확대하반기 전망도 암울…증권주 고전 이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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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민석 기자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 급감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금리인상 등 급격히 위축된 투자 환경에 어닝 쇼크가 이어지면서 증권주들도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증권의 2분기 성적표는 처참하다. 

    NH투자증권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196억원으로 전년 대비 55.8%, 영업이익은 1542억원으로 60.8% 줄었다.

    기준금리 인상 지속에 따른 ECM·DCM 발행시장 위축에도 투자은행(IB) 부문은 선방했지만 운용 부문은 국내외 운용 환경 악화 직격탄을 맞으며 실적이 감소했다. 

    KB증권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702억원으로 전년비 54.6%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854억원으로 58.1% 줄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채권운용손실이 확대되고 ELS 자체 헤지 수익이 감소하는 등 세일즈앤트레이딩(S&T)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주식거래대금 감소로 수탁수수료도 축소된 영향이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증권 거래대금 감소 여파로 당기순이익이 846억원으로 전년 대비 45.3% 감소한 것은 물론 영업이익이 989억원으로 전년 대비 50.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증권의 감소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85.91% 급감한 196억3300만원,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90.3% 줄어든 175억2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실적 발표를 앞둔 증권사들의 예상 성적표도 우울하긴 마찬가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2분기 당기순이익은 2041억원으로 전년 대비 42.7%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5.3% 줄어든 2253억원, 삼성증권과 키움증권도 각각 44.1%, 33.2% 줄어든 1479억원, 1478억원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건 글로벌 긴축 기조에 따른 채권 금리 인상과 주가 하락으로 영업이익에 큰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300선까지 올랐던 코스피 지수는 지난 25일 종가 기준 2403.69로 올 들어서만 19.57% 하락했다. 

    증시 상승을 견인해온 동학개미들의 투자 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주식매수 대기자금 성격을 지닌 고객예탁금 잔고는 지난 22일 기준 약 55조2406억원으로 반년 새 22.62% 줄었다.

    증권가에선 증권사들의 영업 환경이 하반기에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IB와 자산관리(WM) 영역은 대체로 선방하고 있지만 연말까지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만큼 주식시장 위축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서다.

    밝지 않은 전망에 증권주는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지난 25일까지 미래에셋증권은 17.19%, 키움증권은 14.85%, 삼성증권은 12.65%, 한국금융지주는 11.48%, NH투자증권은 9.1% 하락했다.

    대형사는 물론 중소형사인 유안타증권(13.23%), 다올투자증권(12.64%), 대신증권(6.11%) 등도 마찬가지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증권업은 금리 변화에 따라 머니 무브가 나타나며 실적에 영향을 받는 업종"이라며 "하반기 금리상승과 주식거래량 감소에 따른 실적부진이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가상승압력이 지속되고 기준금리 상단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위탁매매부문의 위축과 운용손실 확대로 인한 증권업 수익성 저하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업종 전체적으로 모멘텀이 부재하고 그나마 IB 부문 실적으로 회사마다 차별화를 가질수는 있겠지만 지속 가능성이 낮다”면서 “개별 종목 목표 주가는 상승 여력이 있지만 상승 시점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고 당분간은 배당 투자처 정도로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