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텍 새 고객으로 들인 인텔...'고객사 확보' 공들이기 전략삼성, 업계 최초 3나노 공정 양산 시작...기술 주도권 처음 뺏긴 TSMC35년 업력 TSMC 압도적 점유율 비결 '공정기술·고객사'막대한 설비 투자 더해 TSMC 경쟁력에 제동 걸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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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넘게 이어지던 대만 TSMC의 파운드리 독식 구조에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경쟁사에 한번도 뺏긴 적 없던 공정 기술 주도권을 최근 삼성이 3나노 양산에 성공하며 내줬고 이번엔 독점 고객이던 미디어텍이 인텔과도 손을 잡겠다고 선언하는 이변이 일어났다.파운드리 주요 3사가 막대한 규모의 투자 경쟁을 시작한데 이어 벌써부터 후발업체 두 곳이 기술이나 고객사 확보 측면으로도 1등을 압박하는 모양새다.27일 관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대만 반도체 팹리스(설계회사)인 미디어텍과 파운드리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밝혔다.렌디르 타쿠르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사장은 "연간 20억 대 이상의 디바이스에 칩을 공급하는 미디어텍은 인텔 파운드리가 성장하는데 중요한 파트너"라고 설명했다.인텔 측의 설명처럼 미디어텍의 파운드리 서비스를 맡는 것은 불과 지난해 파운드리 시장에 재진출을 선언한 신생기업인 인텔 입장에선 상당한 호재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주로 설계하는 미디어텍이 물량 기준으로 세계 1위에 빛나는 스마트폰 AP 설계 기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저가 스마트폰에 미디어텍의 칩이 주로 탑재되는데 중국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의 약 40%에 미디어텍 AP가 쓰일 정도다.이번에 미디어텍은 스마트워치나 스마트 스피커 등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에 들어가는 칩을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를 통해 조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스마트폰 AP보단 공정 난이도가 낮은 16나노급의 '인텔16' 공정으로 칩 생산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주요 제품인 스마트폰 AP는 기존대로 TSMC를 통해 생산한다.스마트폰AP는 아니지만 미디어텍이라는 시장 1등 기업을 고객사로 유치한 것은 뒤늦게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한 인텔에겐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처음엔 16나노급 제품 양산으로 시작하더라도 향후 주요 제품인 스마트폰 AP 양산까지 파트너십을 발전시켜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인텔은 이번 미디어텍과의 파트너십 외에도 퀄컴과 아마존 등을 고객사로 확보해놓은 상태다. 여기에 최근 미국 애리조나에 200억 달러를 투입해 파운드리 공장을 신설하고 오하이오에도 100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밝히면서 파운드리 분야에서 뒤늦게지만 가열차게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인텔과 함께 파운드리 1위인 TSMC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한 삼성의 행보도 주목할만하다. 최근 삼성은 사상 처음으로 TSMC에 앞서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한다고 공식화했고 지난 25일에는 3나노 양산 출하식도 가졌다.지난 35년 넘게 파운드리 시장을 독식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술 리더십을 단 한번도 놓치지 않았던 TSMC의 상황으로 미뤄볼 때 이번에 삼성이 근소한 차이더라도 TSMC를 누르고 3나노 양산에 먼저 성공했다는 점은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4년 파운드리 사업을 분사해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든 삼성이 거의 두배 넘는 업력을 바탕으로 기술을 쌓아온 TSMC를 단숨에 넘어선 것이라 제대로 된 파운드리 미세공정 기술 경쟁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결국 지난 수십년 간 파운드리 시장에서 홀로 고공 플레이를 즐겼던 TSMC가 이제는 2위 삼성은 물론이고 시장에 막 뛰어든 인텔에게까지 점유율 위협을 받게 됐다. 특히 올해는 파운드리 3사 모두가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결정해 미래 파운드리 사업에 올인을 택한만큼 경쟁이 본격화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여기에 삼성은 미세공정 기술력으로, 인텔은 고객사 확보로 TSMC의 핵심 경쟁력에 하나 둘씩 제동을 걸고 있다는 점이 미래 파운드리 시장 경쟁 구도에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TSMC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53%라는 독보적인 지위에 오르기까지 지켜왔던 공정 기술력과 고객사 확보 능력을 후발 주자들에게 서서히 뺏길 수 있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서 위기 의식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