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7월 FOMC서 두 차례 연속 금리 0.5%p 인상“시장 예상치 부합하는 결과”…한미 금리 역전 현실화파월 금리 속도조절 발언…긴축·인플레 우려 벗어날까
  •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연합뉴스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회 연속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에서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는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아울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향후 금리인상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시사한 점은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FOMC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정례회의를 마치고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결정, 지난 6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2.25~2.50% 수준으로 인상됐다.

    특히 이번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한미의 금리가 역전됐다. 한국 기준금리(2.25%)보다 상단을 기준으로 0.25%포인트 높아지게 된 것이다. 한미 금리 역전은 2020년 2월 이후 약 2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연준은 성명에서 “최근 소비와 생산 지표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달간 일자리 증가율은 견조했으며,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의 성명과 유사한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차기 FOMC 회의에서도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차기 회의가 열리는 9월에도 0.75% 포인트 이상의 큰 폭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그는 이날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물가 상승률이 너무 높아 다음 회의에서도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도 있다”며 “이는 현재부터 그때까지 얻은 데이터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다만 “미국이 현재 경기 침체에 빠져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경제의 많은 부분이 잘 수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누적된 정책 조정이 경제, 인플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하는 동안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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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가에서는 7월 FOMC 결과가 시장에 우호적인 투자 환경을 제공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자이언트 스텝은 사실상 예견된 수준이었고, 파월 의장의 입장 선회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실제 전일 뉴욕증시는 FOMC 정례회의가 종료된 후 상승 폭을 확대하며 급등 마감했다. 

    간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36.05포인트(1.37%) 오른 3만2197.59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02.56포인트(2.62%) 뛴 4023.61에 거래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전장보다 469.85포인트(4.06%) 급등한 1만2032.42에 장을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75bp 인상은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점에서 시장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7월 FOMC 이후에는 통화정책 부담이 정점을 통과하고 오히려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점차 유입될 가능성에 주목한다”고 설명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FOMC 결과를 소화하며 상승한 점은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파월 연준 의장이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언급한 점과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한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특히 FOMC 이후 달러화의 약세가 진행돼 원화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대체로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현 NH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파월 의장의 발언은 혹여 미국 경제가 기술적 침체에 빠진다고 하더라도 미국 경기가 완만한 침체에 빠질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금리인상 사이클 전환 등 명시적인 신호가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연말 기준금리 수준을 통해 금융시장이 고대하던 ‘파월 피봇’ 신호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한미 금리 역전으로 인해 외국인 자본 유출이 우려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기준금리 역전으로 인한 외국인 자본 유출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서도 약 1.2% 상승했지만 중순 이후 추가 상승이 제한되고 있다”라며 “외국인 투자자는 월간 기준 올해 들어 최초로 1조원 이상 순매수하고 있다. 이전 매도 규모에 비하면 적다고 할 수 있지만 반전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시장이 한미 기준금리 역전을 예상했기 때문에 당장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본다”라며 “금리 역전이 2년씩 지속된다면 자본이 조금씩 빠져나갈 수 있겠지만 그렇게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