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반도체 소재 부문 사상 최대 실적 거둬테스나, 웨이퍼 후가공 업체 인수 검토 박 회장 취임 이후 부채비율 40%…재무건전성 ‘파란불’
  • ▲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두산
    ▲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두산
    박정원 두산 회장이 기존 주력사업인 에너지·기계부문에 미래 기업 성장축인 반도체부문을 더해 새로운 두산으로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두산이 역대 최단 기간으로 채권단 관리체제를 졸업하며 재도약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박정원 회장의 반도체 ‘승부수’가 빛을 볼지 주목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의 반도체 소재를 포함한 전자BG부문은 올 2분기 매출 2531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두산은 올해 하반기 반도체 부문을 포함한 전자BG 매출이 5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자체 전망하고 있다. 

    올해로 창립 126주년을 맞은 두산은 박정원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반도체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고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글로벌 산업의 메가 트렌드가 인공지능(AI)·증강현실(AR)·가상현실(VR)·빅데이터·5G·전기차·자율주행 등 반도체를 중심으로 확장되면서 반도체는 미래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업종으로 평가 받는다.  

    박 회장은 반도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반도체 분야 진입 기회를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 

    지난 6월 박 회장은 최근 인수한 반도체 후공정 기업 두산테스나를 반도체 후공정부문 세계 5위로 올리겠다는 포부와 함께 앞으로 5년 동안 반도체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두산은 지난 4월 국내 웨이퍼 테스트 분야 시장점유율 1위인 두산테스나를 4600억원에 인수했다. 두산테스나는 테스트 전문 반도체 후가공 업체로, 국내 웨이퍼 테스트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두산은 두산테스나를 인수한지 한달 뒤인 지난 5월 두산테스나에 1200억원의 투자를 결정하고 2024년 말 준공을 목표로 신규 공장 건설도 추진하기로 했다. 

    박 회장이 테스나를 중심으로 반도체 부문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테스나는 반도체 후공정 사업의 라인업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두산테스나는 시스템 반도체 웨이퍼 후가공 업체 ‘엔지온’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퍼 테스트란 반도체 칩이 새겨진 원형 웨이퍼를 가공하지 않은 상태에서 받아 전기·온도·기능 시험을 진행해 양품 여부를 판단하는 작업이다. 인수가 성사되면 테스나는 이미지센서(CIS) 후공정까지 사업영역이 확장된다. 

    여기에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 등 계열사 유동성 이슈 해소와 함께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BG의 고성장으로 재무건전성 개선에도 탄력이 붙었다. 

    박 회장 취임 직전인 2015년 두산의 부채비율은 275%에서 올 2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166.8%로 대폭 감소했다. 두산의 부채비율이 100%대에 진입한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후공정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테스트 장비, 첨단 패키징 등 반도체 생태계 내에서 기여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한 추가 진출을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