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튼 기축통화 '클레이' 거래가 폭락싱가포르 자회사 크러스트 설립 후 사업운영 맡겨 와부진한 해외 성과 및 주요 프로젝트 이탈 영향 생태계 축소
  • 카카오가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사업으로 야심 차게 출범한 블록체인 ‘클레이튼’이 프로젝트 이탈 및 중단, 기축통화 ‘클레이’의 가격 폭락 등으로 인해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클레이의 가격은 약 388원이다. 연초만 해도 1300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던 가격과 비교했을 때 절반 이상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최고 거래가인 5050원과 비교하면 90% 이상 급락한 수치다.

    클레이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는 클레이튼 기반 서비스를 이용하던 업체들의 이탈, 잦은 네트워크 장애 등이 언급되고 있다.

    특히, 클레이튼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던 주요 업체들의 이탈이 뼈아프다. 클레이튼 최고의 NFT(대체불가토큰) 프로젝트로 분류됐던 메타콩즈, 실타래 등이 이탈했고 위메이드는 위믹스3.0을 통한 자체 메인넷 구축에 나서면서 생태계가 축소되는 모양새다.

    더불어 신한은행이 클레이튼 생태계의 노드를 운영하는 거버넌스 카운슬(Governance Council, 이하 GC) 에서 합류한 지 1년 만에 나가게 됐으며 ▲LG유플러스 ▲크래프톤 ▲후오비 등도 앞서 GC를 탈퇴한 바 있다.

    가상 자산 가격 하락 여파로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프로젝트도 줄줄이 청산되고 있다. 최근 클레이튼 생태계에서 청산되거나 청산절차에 돌입한 디파이는 ▲네버랜드 ▲레아 다오 ▲플렉스 프로토콜 ▲플로라 파이낸스 ▲팝콘머니 ▲이그나이트 ▲크로노스 다오 등이다.

    디파이의 예치금 규모 역시 3억 달러(한화 약 3909억 원) 수준으로 올해 초 12억 달러(한화 약 1조 5639억 원) 수준을 유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70% 이상 줄었다.

    일각에서는 클레이튼의 성과가 부진하자 카카오가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1월 클레이튼의 운영을 그라운드X에서 싱가포르에 설립한 자회사 크러스트로 이관한 바 있다. 또한 클레이튼 지갑 서비스인 카이카스 운영 역시 에스프레소247로 변경했다.

    그라운드X 측은 블록체인 생태계의 글로벌 활성화를 목적으로 사업을 이관한 것이라 설명했지만, 지금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오히려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던 게임마저 글로벌 진출을 선언하면서 클레이튼을 떠나고 있다.

    국내에서 규제로 인한 서비스 중단 전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이하 무돌)’는 글로벌 진출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바이낸스스마트체인(BSC)을 선택했다. 클레이튼의 경쟁력이 국내 시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이 밖에도 크로노스 다오 운영진의 80억 원의 고객 자금 횡령 의혹, 클레이튼성장펀드(KGF)의 불투명한 운영 모델, 카카오 출신들이 차린 회사에 대한 투자 등 신뢰성에 의문이 드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클레이튼의 경우 블록체인 생태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신뢰성이 흔들리면서 프로젝트가 이탈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투명한 경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반등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