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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유가하락에도 정점 '아직'… 추석 '밥상물가' 어쩌나

서부 텍사스산 원유, 90달러 밑으로… 러·우 전쟁 이전 수준'R의 공포' 확산에 수요 위축… 국내선 유가가 물가상승 견인중불볕더위·장마에 농축산물 들썩… 이른 추석에 식탁물가 비상정부, 내주 민생안정대책 발표… 성수품 비축물량 공급·생계비 경감 등

입력 2022-08-05 11:29 | 수정 2022-08-05 11:30

▲ 성큼 다가온 추석. 걱정되는 물가.ⓒ연합뉴스

글로벌 경기침체(Recession) 우려 확산에 국제유가가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물가 상승세가 꺾인 것은 아니다. 불볕더위와 장마로 채소류 가격이 치솟고 있어 불안 요인이 상존한다. 특히 이른 추석을 앞두고 밥상물가가 비상이다. 정부는 다음 주 서민물가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4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오는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88.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배럴당 2.3%(2.12달러) 내렸다. WTI 종가가 배럴당 90달러 밑으로 내려간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인 지난 2월10일 이후 처음이다.

브렌트유는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0월물이 94.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종가보다 2.66% 가격이 내렸다.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배럴당 93.20달러까지 터치했다.

국제유가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은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세계 주요국에서 경기침체나 둔화 공포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미 CNBC방송은 이코노미스트와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 30명을 대상으로 7월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앞으로 1년 내 경기침체가 올 확률'이 55%로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5월 조사 때보다 20%포인트(p)나 오른 것이다. 같은 날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경제전망(WEO) 수정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3.2%와 2.9%로 각각 내다보며 종전 전망치보다 0.4%포인트(p), 0.7%p 내려 잡았다.

경기침체 우려 확산에 국제유가가 반응하며 일단 상승세가 꺾였지만, 고물가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3%로, IMF 외환위기였던 1998년 11월(6.8%) 이후 23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석유류 가격은 35.1% 오르며 여전히 물가 상승을 이끄는 형국이다.

▲ 물가.ⓒ뉴데일리DB

정부는 물가가 아직 정점을 지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현재 유가 흐름과 여러 상황을 보면 9월 말 또는 늦어도 10월쯤이 물가 정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추 부총리는 "러시아 문제 등으로 다시 유가가 반등·폭등하거나 곡물, 공급망 수급의 애로가 현재 상태보다 훨씬 더 나빠지지 않는다는 대외적인 요건을 전제로 드리는 말씀"이라고 덧붙였다. 서민이 물가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선 최소 3개월은 더 기다려야 수치상으로 물가가 둔화하는 것을 체험하게 될 거라는 얘기다.

문제는 올해 추석이 예년보다 서둘러 찾아왔다는 점이다. 들썩이는 밥상물가로 서민은 장보기가 두려운 처지다. 식탁물가와 밀접한 농·축·수산물은 지난달 7.1%나 급등했다. 사료비와 물류비가 오르면서 수입쇠고기(24.7%), 돼지고기(9.9%), 배추(72.7%), 시금치(70.6%), 파(48.5%) 등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채소류는 25.9%나 급등했다. 농·축·수산물은 한동안 상승세가 주춤했으나 최근 불볕더위와 장마로 말미암아 공급량이 달리는 모습이다.

농산물 물가는 당분간 더 오를 수밖에 없다. 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3분기(7∼9월) 밀, 옥수수, 쌀 등 곡물의 수입단가는 2분기보다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원은 3분기 식용곡물의 수입단가 지수가 2분기보다 15.9%, 사료용은 16.6% 각각 상승할 거로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미국의 파종 지연 등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높았던 2분기의 계약 물량이 3분기에 본격 도입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300원대로 치솟은 상태여서 수입단가는 더 오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다음 주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지난 4일 브리핑에서 "추석이 이례적으로 이르다. 조만간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성수품 가격 관리를 중심으로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책에는 배추, 사과, 배, 소고기, 돼지고기, 달걀, 밤, 명태 등 명절 주요 성수품 가격안정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최 수석은 "배추는 정부 비축 물량을 풀기도 하고 수출용 배추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사들여 이달 중 풀어 국내 수급에 어려움을 덜어줄 것"이라며 "(서민 부담 완화를 위한) 여러 대책을 (궁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아울러 교통·통신·의료·교육비 등 생계비 부담도 줄일 수 있게 방안을 찾고 있다. 온라인 상품권 발행은 올 추석에도 늘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중소기업과 영세 소상공인의 명절 자금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특별자금 대출·보증을 공급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임정환 기자 eruca@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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